(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손해보험협회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누가 차기 회장이 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자천타천으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되는 인사들 중 일부는 회장직을 수행할 의사가 없고, 일부는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손보협회는 이달 5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고, 같은 달 20일 첫 번째 회추위를 열 계획이다.

회추위는 첫 회의에서 차기 회장을 '민(民)'과 '관(官)' 중 어느 쪽에서 뽑아야 할지 등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정할 방침이다.

관 출신인 문재우 전 회장이 물러나고 1년여 동안 공석이던 손보협회장 자리는 2014년 8월 LIG손해보험(현 KB손보) 사장 출신인 장남식 회장이 취임하면서 민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여파로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합성어)를 질타하는 여론이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의 문호를 민과 관 모두에 개방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관 출신이 업계와 금융당국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가능성이 큰 점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차기 손보협회장 후보로 민간에선 삼성화재 사장 출신인 지대섭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서태창 전 현대해상 사장, 김병헌 전 LIG손보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관에서는 금융감독원 출신인 유관우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허창언 금융보안원 원장, 나명현 전 현대해상 상근감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들은 보험업계 또는 감독 당국에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튼튼하게 구축해온 인물들로 최근 하마평에 오르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했다.

업계 안팎에선 그러나 이들이 회추위의 지명을 받아 최종적으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지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지대섭 이사장과 허창언 원장은 다른 기관 수장으로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강영구 사장은 '아직 현직에서 할 일이 많다'는 입장이다.

서태창 전 사장은 장남식 현 회장 선임 당시 이미 한차례 후보로 거론됐던 점이, 김병헌 전 LIG손보 사장은 현 회장과 같은 LIG손보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유관우 고문을 비롯한 금감원 올드보이들은 '손보협회 전무가 금감원 출신이라 회장까지 금감원 출신을 뽑기 어렵다'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추위가 현재 잠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서 최종 후보를 추릴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인물이 막판에 부각할 수도 있다"며 "20일 첫 회추위 이후에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첫 회의 다음 주에 열리는 회합에서 어떤 인물을 후보로 추천할지 정식 논의한 후 복수로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회원사들이 투표로 차기 회장을 결정하게 될 총회는 추석 연휴가 끝난 후인 10월 중순에 소집된다.

장남식 회장은 올해 8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협회 정관에 따라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한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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