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한 불확실성 대비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파급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정책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예고 등을 통해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올해 안에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자산 축소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미국의 장·단기금리는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적 완화 기간 동안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는 모두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기간 프리미엄은 약 100bp 하락한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미 연준의 자산 축소가 단행되면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미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달러 가치가 절상되고, 미국의 대외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 기간 동안 달러 가치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3차 시기에는 양적 완화 종료 이후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등이 선반영되면서 달러화가 반등했다.

과거 미국 양적 완화 시기에 달러화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대외투자가 꾸준하게 증가했었다. 금리 인상, 연준 자산 축소 등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대외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미 통화정책 정상화로 국내 시장이자율이 높아지고 원화 가치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양적 완화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하가 동시에 이루어진 시기에는 국내 시장이자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미국 테이퍼링 이슈에는 한국 금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 완화 이후 원화 가치는 상승했지만, 자산 축소가 되면 원화 가치는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다만, 원화 가치는 미국 자산 축소보다는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외국인투자 자금 유출과 외화표시 채권 조달금리도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미국 자산 축소와 금리 인상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외국인투자의 순 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민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는 이미 예견된 상황으로, 점진적으로 시행된다면 파급력은 제한될 것이다"면서도 "시기 및 속도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추세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경제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립해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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