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사학연금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에서 66%가 넘는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우조선 회사채에 투자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연기금도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학연금의 손실액을 바탕으로 연기금의 총평가 손실을 추정한 결과 4천4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훈현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이 사학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학연금의 1천억 원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에 따른 평가 손실 금액은 약 668억 원이다.

사학연금은 회사채 절반을 출자전환해 주식으로 가지고 있는데, 사학연금이 민간평가사 3사에서 제공하는 평가단가의 평균 가격을 적용한 결과 보유 채권 500억 원의 평가 가격은 161억 원이었고, 주식의 가치는 158억 원이었다.

출자전환하지 않은 채권이 100% 상환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자체 계산한 결과에 따르더라도. 평가손실액은 최소 262억 원에서 351억 원에 달한다.

사학연금은 한주 당 전환가액 4만350원으로 출자했는데, 거래재개 이후 주식 매도가격을 약 1만2천 원에서 2만 원으로 예상했다.

사학연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도 채권자로서 대우조선 회사채를 가지고 있고, 산업은행과 정부의 채무조정안에 따라 줄자전환을 했기 때문에 사학연금과 거의 동일한 비율의 평가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를 총 3천900억 원가량 투자했는데, 평가 손실을 전체 채권 중 66.8%로 가정하면 약 2천605억 원의 손실을 본다.

우정사업본부의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 금액은 약 1천800억 원으로, 사학연금과 동일한 비율로 평가 손실을 산정하면 우정사업본부의 평가 손실은 1천202억 원가량이다.

대우조선 회사채로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이 입는 평가 손실을 전부 합하면 총 4천475억 원에 달한다.

연기금들은 2015년 대우조선의 분식회계가 드러나고 3조 원에 가까운 '어닝쇼크'가 발생하면서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에서 손실을 봤다.

대우조선이 부채를 상환하기 힘들어지자 산업은행과 정부는 대우조선에 2조9천억 원을 신규로 지원하는 안을 내놓고, 채권자들에게는 회사채의 50%는 출자전환으로 나머지는 3년 유예 후 3년 동안 분할상환하는 채무조정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의 우선 상환과 추가 감자 등을 요구하면서 정부의 채무조정안에 난색을 보였지만, 결국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청산가치(회수율 6.6%)에 해당하는 금액 990억 원을 대우조선 명의의 별도계좌에 담보로 받는 안을 전제로 조정안에 찬성하면서 채무조정안이 가까스로 통과됐다.

대우조선은 긴급 수혈로 다시 살아나게 됐지만, 국민의 재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교직원들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사학연금이 잘못된 투자로 큰 손실을 보게 돼 국민적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 의원은 "연금 운용 전반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기금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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