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태풍과 장마 등 국내외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가 늘어나면서 코리안리재보험의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보험사들의 손해율 감소에 따른 합산비율 개선에 이익증가세가 유지됐지만,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자연재해에 큰 영향을 받는 재보험사의 특성상 실적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올해 7월 당기순이익은 33억1천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8% 급감했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9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4% 증가했던 코리안리지만 일반적으로 자연재해가 잦아지는 7월부터 실적 부진 가능성이 커진다.

7월 순이익 감소도 자연재해와 국내외 고액사고 증가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7월 청주와 인천 등 집중호우의 영향 탓에 기업성 수재 합산비율이 전년대비 12.5%p 상승한 109.9%를 기록했다.

해외 부문에서의 고액사고 증가로 해외 수재 합산비율이 99.4%로 전년대비 8.9%포인트 상승했다.

합산비율은 보험의 영업효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해 계산하고 합산비율이 100% 미만인 것은 보험사가 보험영업을 통해 이익을 봤다는 뜻이다.

특히, 8월과 9월에는 미주지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영향 때문에 재보험사의 실적 부진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재난위험 평가업체인 RMS는 허리케인 하비로 미국에서 발생한 경제적 피해가 700억∼900억 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보험으로 처리되는 비용은 250억∼350억 달러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다른 재난 평가업체 AIR 월드와이드는 허리케인 어마로 미국에서만 보험 보장 피해액이 150억∼500억 달러에 이르고, 카리브 해 연안의 피해액은 최대 650억 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코리안리는 2014년부터 해외 수재보험에서 지역 및 담보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극동아시아중심에서 미국 및 동남아시아로, 화재 및 해상보험위주에서 생명 및 특종보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미주지역에 대한 초과손해액 재보험 한도는 1천500억 원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수재 위험 노출보다 크기 때문에 코리안리가 부담해야 할 최대 손해액은 자기부담금 150억 원"이라며 "하비와 어마로 인한 최대 손실규모는 총 300억 원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에 단기적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지만 재보험사 역시 재재보험 출재와 초과손해액 재보험 등을 설정해 보유 위험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도 올해 상반기 손해율 감소에 따른 이익 증가가 컸던 만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이번 분기의 자연재해에 따른 손실보다는 장기적인 실적 평가가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코리안리는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손해율 감소에 따른 실적 개선에 영향을 받아 긍정적인 실적이 나왔다"며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손해율이 급증했지만, 올해 실적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RBC(지급여력)비율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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