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정치적 리스크나 지정학적리스크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정치적 리스크는 지난 4월 북·미 간의 긴장 고조 등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것으로 풀이된다.

◇VIX지수 과소측정 견해 있다…정치적 리스크 유의해야

14일 한국은행의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등 꼬리위험(tail risk)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우려가 높아졌음에도 극단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헤지 수요가 늘면서 VIX와 같은 변동성 지표가 과소측정되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금통위원은 "앞으로 정치적 리스크 등 예기치 못한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기존의 헤지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언급했다.

외평채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한 것도 거론됐다.

한은 측은 "CDS매입수요 증가 등의 영향도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계은행 영업확대 주목…외화조달에 초점

다른 금통위원은 중국계은행이 국내에서 영업을 확대하는 점에 주목했다.

일부 외국계은행이 국내 사업을 철수한 가운데 국내에서 상업은행의 역할을 강화하기보다 해외에서 외화를 조달·운용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유럽계 은행 등의 철수와 중국, 인도 및 인도네시아 은행 등의 진입이 교차하면서 최근 몇년 동안 전체 외은지점의 총자산 규모가 대체로 정체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금통위원은 "중국계 외은지점의 역외 영업확대와 관련해 국제금융시장의 영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으로 파급될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통화 베이시스(basis) 균형 이탈

글로벌 스와프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의 베이시스가 균형 상태를 벗어나고 있는 이유도 주목을 받았다.

한 금통위원은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개혁이 달러화 스와프 수요 증가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등을 언급했다.

한은 관련 부서는 "최근 몇 년간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려할 만한 신용사건이 없었음에도 베이시스 균형 이탈이 심화된 것은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의 차이, 미 MMF 개혁에 따른 달러화 스와프 수요 증가 등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차익거래가 제약되면서 이런 현상이 완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매제한 도입 등으로 미 프라임 MMF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던 일본계은행들이 스와프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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