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신용카드사의 향후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에도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의 확대와 카드 대출 위축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이후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나카드와 지배구조 변경 이슈가 중첩된 롯데카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됐다.

◇영업환경 악화 본격화…금리·규제·시장경쟁 '삼중고'

18일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용카드사의 영업환경이 본격적으로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카드결제 시장과 당국의 규제 완화에 더해 조달금리 하락 효과도 마무리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카드사의 카드 대출 이용실적은 21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카드 대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카드 대출 총량 규제를 하면서 대출 영업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 대출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관련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카드사들이 수익 방어를 위해 집중적으로 영업을 확대했던 바 있다.

신용판매 영업 확대도 어려울 것으로 한신평은 예상했다.

한신평은 "민간소비지출 대비 카드 사용의 비중이 90%를 초과하면서 추가 사용 비중 확대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의 신용카드사업 진출과 앱투앱 결제 사업 진출 등 비 카드사 결제 업자와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8월부터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중소 및 영세 가맹점 범위를 확대했고, 내년에는 우대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등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카드사 수익 확대의 한 축으로 작용한 조달금리 하락 효과도 끝물일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회사채 평균조달금리는 지난해 상반기 말 2.83%에서 2.42%로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말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과거 고금리 조달 회사채 대체 효과가 지속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카드채가 통상 3~5년 만기로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이후 조달비용 감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금리가 재차 하락하지 않는다면 저금리 기간 조달된 채권이 더욱 높은 금리 채권으로 차환되면서 조달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롯데·하나 주목…모니터링 대상

신용평가사들은 카드사 전반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등 중소 카드사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하나카드의 경우 점유율 정체와 높은 대출자산 비중, 낮은 영업이익률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2분기 신용판매기준 수정점유율(7개 전업계 카드사 기준)은 8.4%로 최근 수년간 8%대 수준에서 변화가 없었다. 반면 총자산 대비 카드론 등 대출자산 비중은 36%로 7개 카드사 평균 29.3%보다 월등히 높았다. 대출자산 비중이 높으면 향후 금리 인상기에 자산부실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하나카드의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상반기 말 기준 2.3%로 7개 카드사 평균 1.5%보다 높았다.

한신평은 "수익구조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건전성 지표 및 대손부담 확대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10%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높은 모집비용 등에 따른 낮은 수익성이 문제로 꼽혔다.

대출채권 관련 기타 수익 등을 제외한 롯데카드의 전 분기 총자산이익률(ROA)은 0.8%로 은행계열 카드사 평균 1.8%나 기업계열 평균 1.7%보다 1%포인트가량 낮았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지배구조 변경 이슈도 위험 요인으로 상존한다.

한신평은 "롯데카드에 대한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 판단은 변동될 수 있어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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