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최근 거액 자산가들 사이 입소문을 타며 핫해진 트레이딩 전략이 있다. 주요 증권사 PB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도 위험은 최소화한 전략에 주목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북한 리스크와 사드 충격 등으로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거액자산가를 붙잡기 위해 '커버드콜 트레이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점 커버드콜 트레이딩의 중심에는 거액자산가들이 있다. 거액자산가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국채나 신용등급이 우수한 회사채, 우량 주식 등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상당수가 은퇴생활자들이어서 월 지급식 상품에 대한 수요도 많다.

하지만, 우량 채권의 수익률은 높지 않고 주식 배당으로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한, 안정적인 자산에 주로 투자하므로 회전율도 높지 않고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PB들은 이러한 점에 착안했다. 거액자산가들이 보유한 채권이나 주식을 대용증권으로 삼고 콜옵션 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런 포지션을 구축함으로써 하락장이나 횡보장에서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월 단위로 포지션 구축과 청산을 반복하면서 월 지급식 상품의 형태까지 갖췄다.

이러한 트레이딩은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월 0.5%~0.7%의 낮은 수익률을 꾸준하게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 위험을 최소화했다. 매월 조금씩 수익을 올려 연간 7~8%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이러한 트레이딩 전략은 처음에는 보험사의 고유자산을 운용하려고 고안된 것"이라며 "매우 보수적인 성격의 자금이기 때문에 위험 헤지가 중요했고 옵션은 헤지에 충실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과거 브라질채권을 대거 판매했다. 이후 브라질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환율 급변동에 따른 환차손이 커지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때 투자자들에게 만기 보유를 권유하며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커버드콜 트레이딩이 적용됐다.

PB들은 주로 선물이나 옵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투자자문사에 일임하는 방식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프랍부서에서 하는 트레이딩 전략과 유사해 실제로 운용 실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PB로 이동하기도 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대형 금융센터지점 등의 인적 구성은 매우 다양해졌다"며 "프랍 데스크에서 직접 운용하던 사람을 포함해서 소위 말해 옵션 등에 능통한 '선수'들이 포진됐다"고 설명했다.

지점 단위에서 PB들이 이러한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은 아니다. 또한, 주로 투자금이 3억원 이상인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해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며 증권사 PB들에게 필수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A 증권사 관계자는 "PB들이 추구하는 커버드콜 전략은 펀드와는 달리 부대 비용이 들지 않고, 환매 수수료 등도 없어 해지가 자유롭다. 또한, 옵션이라 거래세만 내면 된다는 점에서 절세 효과도 있어 거액자산가들에게 통했다"고 분석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