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급증하면서 반려동물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보험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반려동물보험 확대를 위해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구축과 의료수가 제도 개편 등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고객을 위해 맞춤형 금융상품인 'KB 펫코노미 패키지'를 출시했다.

KB 펫코노미 패키지에는 팻상해보험이 제공된다. 이 보험은 카드가입 시 무료로 제공되며 등록번호를 보유한 애완견 상해사고 시 연간 30만 원을 보장한다.

가장 최근에 새롭게 출시된 반려동물관련 보험이지만 사실상 직접적인 보험상품이라기보다 카드 부가 서비스로 봐야 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KB금융계열사들이 함께 상품을 출시한 것은 맞지만, 보험의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반려동물보험이 활성화되려면 해결돼야 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가족을 의미하는 '패밀리'(Family)가 합쳐진 펫팸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1%로 영국 20%, 독일 15%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큰 차이가 나고 있다.

국내에는 2007년 처음 반려동물보험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서 적자가 이어지자 판매를 중지했다.

2014년 이후 동물 등록제가 의무화되면서 일부 손해보험사에서 보험을 출시했지만, 올해 3월 기준으로 총 2천여 건의 계약만 유지되고 있어 시장 활성화와 거리가 먼 상황이다.

반려동물보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반려동물 식별의 어려움, 의료비 비표준화, 낮은 인지도 등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행됐지만, 국내 사회에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반려동물 등록에 따른 자료의 집적과 관리망 확충도 시급하다.

반려동물의 신분을 증명할 수 없어 보험사기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동물에 대한 치료비 체계가 없어서 동물병원이 진료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다른 것도 보험료 책정에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비 표준화 논의는 수의업계와 반려동물 양육인, 보험회사,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합의가 필요하므로 세부적인 이슈해결에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산적한 문제점에도 반려동물 시장이 점점 커지는 만큼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반려동물보험 수요는 반려동물 증가와 함께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제도마련 이전이라도 소비자의 요구 충족을 위한 보험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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