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좁은 레인지에 들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보유자산 축소, 점도표 변화, 물가 전망 등 주요 FOMC 변수에 따른 달러-원 환율 흐름이 예측불허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산축소 후 물가 인식·점도표 유지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19일 연준이 이번 FOMC에서 10월부터 자산 축소를 발표하겠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이 자산 축소에 대한 시그널을 지속 보낸 데다, 점진적인 월별 재투자 중단 규모도 명확하게 공개했다는 판단에서다.

자산 축소는 첫 3개월 동안 매월 국채 60억 달러와 주택담보부채권(MBS) 40억 달러를 줄이고, 3개월마다 축소 규모를 각각 60억 달러와 40억 달러 늘리는 식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4조2천억 달러 수준인 대차대조표가 줄어들어도 최종적인 보유자산 규모가 양적완화 시행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경기와 물가에 대한 기존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의 개선세가 더 뚜렷해졌고, 2분기 이후 부진했던 소비자물가가 8월에 반등했다는 근거로 들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경기, 물가 진단 속에 자산 축소는 7월 FOMC 이후 완화됐던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를 조금 제고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자산 축소가 있더라도 당장 환율이 크게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시간을 두고 매파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코스피가 회복하고,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올해 점도표 유지·내년 이후 하향

점도표 상의 내년 이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6월 FOMC 점도표 중간값은 올해 1.375%, 내년 2.125%, 2019년 2.875%로 매년 연 3회 금리 인상분(75bp)이 반영된 상태다.

올해 1.375%는 그대로인데, 내년 2.125%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견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올해 중간값을 하향하면서 12월 선택지를 선제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며 "결국 내년 이후 점도표가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중도 매파적 성향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총재의 중립금리 하향 주장(3%→2.25%)에 다른 연준 위원들이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다.

조 연구원은 "당장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자산 재투자 중단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한 차례 쉬어갈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내년 이후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평가받더라도 달러-원 환율이 급하게 밀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여전히 1,120원 정도를 하단으로 레인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점도표 하향 조정

올해 점도표가 내려가는 경우는 가장 가능성이 작은 시나리오로 분류된다.

실제 점도표가 하향되면 일시적인 충격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장기 점도표는 연준 인사가 새로 오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며 "당장 올해 점도표가 내리면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함께 추가적인 달러-원 환율 하락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필립스 곡선을 여전히 신뢰할지 등 경기인식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는 "허리케인 영향으로 미국 지표가 나빠지더라도, 과거 데이터를 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연준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점도표는 큰 이슈가 되지 않고, 혹여 점도표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충격에 불과할 것"이라며 "달러 약세 부분이 되돌려지면서 10월이면 옐런 의장이 말한 필립스 곡선이 확인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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