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견고한 하단 지지선인 1,125원선을 하향 돌파할 수 있을지에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달러화가 반복적으로 1,125원선에서 막혔지만, 위험 선호 현상에 따른 코스피 강세, 미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축소 등이 지속되면 달러화가 1,125원선을 뚫고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번 달 들어서만 3차례(8일, 13일, 18일) 1,125원선에서 하단이 지지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1,125원선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추격 매도가 나오지 않는다며 매도세를 더 자극할만한 변수가 나와야 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위험선호, 코스피 2,500대 진입 가능성

주식 시장의 흐름이 달러화의 1,125원선 하향 돌파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달러화는 최근 장중 수급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 및 코스피 강세는 달러 매도세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전일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196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5일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서자 환시에서는 매도 우위의 수급 상황이 이어졌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커스터디 은행을 통한 달러 매도 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오며 달러화 하락을 이끌었다.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 및 코스피 강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리스크 완화와 더불어 미국 경제 호조, 세제개편안 기대 등에 미 증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위험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 증시를 따라 코스피도 조만간 전 고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의 분기 실적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가 2,500대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북한 리스크로 그전까지 달러화 매도세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현재 리스크가 완화되는 분위기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및 코스피 강세가 더 이어지면 달러화가 1,125원선 밑으로 충분히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앞둔 수출업체 네고

총 10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수출업체들은 달러화가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오를 때마다 고점 매도할 뿐 아니라, 전일에는 1,130원대 아래에서도 매도세를 지속하는 양상을 보였다.

긴 연휴에 앞서 달러를 분할 매도하려는 심리가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및 글로벌 위험 선호로 달러화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수급에 의한 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네고 물량은 달러화의 주요 하락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네고 패턴을 보면 달러화가 오른다고 바로 매도하기보다는 기다렸다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할 때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및 채권 순매수로 인해 달러화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네고 물량이 더 따라붙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弱달러 이끄는 美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미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도 달러화 약세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인덱스와의 상관관계가 밀접한 장단기 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어서다.

미 물가지표 개선으로 단기 금리 상승 여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여전히 미래 경기에 대한 기대는 줄어들어 장기 금리 상승 여력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단기 물가 상승 가능성과 미래 경기 기대 위축으로 장단기 스프레드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며 "과거 경험상 축소 국면은 장단기 스프레드가 '0'으로 근접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달러 인덱스의 추세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은 장단기 스프레드다"며 "장단기 스프레드의 축소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및 달러 인덱스 *자료: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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