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조치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이 중국 롯데마트 매장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롯데그룹의 식음료 계열사도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올해 상반기 롯데냉음(산동)유한공사를 처분했다. 롯데냉음(산동)유한공사는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중국법인으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각각 지분 82.02%, 13.8%를 들고 있었다.

롯데칠성음료도 중국법인의 조직과 인력을 축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중국법인은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롯데주업(북경)유한공사 등이다.

이처럼 롯데그룹 식음료계열사가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은 '사드 후폭풍'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를 사드 배치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승인한 뒤 중국에서 국내기업을 상대로 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기업을 규제하는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현지 대형유통업체인 RT마트와 까르푸 등은 롯데그룹 등 한국산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 상반기 롯데제과와 미국 허쉬의 합작법인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은 중국 정부로부터 1개월 생산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롯데제과 중국법인은 부진한 실적을 냈다. 올 상반기 롯데 칭다오 푸드 순손실은 5억원, 롯데 푸드 홀딩 순손실은 14억원, 롯데 차이나 인베스트먼트 순손실은 55억원, 롯데 차이나 푸드 순손실은 18억원이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음료 중국법인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 매출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275억원) 대비 54.9% 감소했다.

업계에선 롯데그룹 식음료 계열사의 중국사업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마트가 중국매장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식음료 계열사 중국법인의 주요 판로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직격탄을 맞기 전에도 식음료 계열사의 중국법인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사드 여파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적자 폭이 더 커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식음료 계열사 중국법인의 주요 판로가 중국 롯데마트"라며 "이곳이 매각되면 식음료 계열사 중국법인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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