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19일부터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도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다섯 가지 이유를 네덜란드계 ING가 제시했다.

ING에 따르면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첫 번째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도표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점도표 하향 조정 가능성

ING는 "2017년 점도표 중간값은 여전히 12월에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가리키지만, 더 많은 연준 위원이 올해 남은 기간에는 금리 인상 중단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8년 점도표 또한 하향 조정된다면 비둘기파적 신호는 더 강해질 것이고 2019년과 그 이후의 장기 점도표는 하향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는 많은 연준 위원들이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종 기준금리는 2%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점도표에 변화를 주려면 연준 위원 가운데 다섯 명 이상이 기존 입장을 수정해야 한다고 ING는 분석했다.

ING는 "이번 달 회의에선 2020년 점도표도 제시될 것"이라며 "우리는 2020년 점도표가 장기 점도표에 부합하는 동시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끝나는 정확한 시점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허리케인 리스크

두 번째 이유는 미국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ING는 이번 주 연준이 자산축소를 공식화해도 미국 국채금리나 달러화가 크게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연준이 이를 연기한다면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3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자산축소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견고한 경제성장세를 꼽았는데 최근의 허리케인이 경제성장률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ING는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시각은 일련의 허리케인 때문에 좀 더 비관적으로 변했을 것"이라며 "이 같은 테일 리스크 시나리오는 미국 달러화에 전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 효과 약화

향후에도 약달러가 예상되는 세 번째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환경을 긴축하는 데에 꼭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ING는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금융환경을 긴축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없다며 갈수록 미국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명백히 기준금리 조정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NG는 "이번 주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 후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 전망에 아무런 큰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옐런의 불분명한 거취

네 번째 이유는 옐런 의장의 거취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ING는 "연준의 리더십과 정책 뼈대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차기 연준 의장직이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기존 상태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면받는 매파의 목소리

다섯 번째 이유는 긴축을 외치는 매파의 주장이 또다시 먹히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연준 내 매파가 긴축을 밀어붙이기에는 물가상승률과 임금 등의 경제적 근거가 빈약한 상태다.

ING는 "현재 경제지표를 따져봤을 때 FOMC 회의를 앞두고 달러화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것은 좋지 않은 전략"이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결정은 얼마든지 길어질 수 있고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진 최근 흐름이 장기화하는 리스크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ING는 "이른 시일 내에"처럼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표현이 동반되지 않는 한 미국 달러화는 역사적인 흐름을 답습할 것으로 본다며 "그것은 FOMC 회의 여파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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