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산 시장이 전혀 우려하지 않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4조5천억 달러에 해당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뿐 아니라 금리 인상과 관련된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애세이 선임 투자 매니저는 "끝없는 유동성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아무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고 누구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해줄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달러는 3년래 최저치를 보이고 채권 금리 역시 견고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미 증시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시장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정책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이 엄청난 충격을 받은 이른바 '긴축 발작'과 매우 비교되는 것이다.

WSJ은 이에 대해 시장이 과연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인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린지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전략가는 "현재 투자자들이 망상적으로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시장은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일어나는 일들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증시에서 이러한 근시안적인 행동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증시는 중앙은행의 중대한 변화는 무시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 등에 대한 신호에 매일 매일 반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또 다른 전략가들은 시장이 평온한 모습을 보일 만한 이유가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앞서 재닛 옐런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에 대해 "페인트가 서서히 마르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라는 비유를 했는데 이에 동의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앞서 긴축 발작의 교훈을 얻은 연준이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브루노 브라이진하 전략가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느린 속도는 연준이 부양책을 없애는 것과 관련해 매우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점을 지지하므로 위험 자산과 관련해 골디락스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 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난 후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 수석 전략가는 "당장 시장의 반응이 없다면 투자자들은 잘못된 안정감을 느끼겠지만, 시장이 악재를 겪을 때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에서 큰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한다면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하며 충격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BK에셋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상무이사는 "유동성을 줄이는 것은 모든 시장에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만약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한다면 변동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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