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금리정상화와 북한 리스크의 영향에 대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과 한은 집행부가 시각차를 드러냈다.

금통위원들은 미국 금리 정상화에도 미 달러 가 약세를 보이는데 따른 부작용과 북한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와 달리 한은 집행부는 미국 금리정상화와 보유자산 축소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북한 리스크에도 우리나라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점, 투자 심리가 안정적인 점에 주목했다.

◇금통위원 "美금리정상화에도 달러약세", 한은 "유로대비 약세"

20일 한은의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미국의 금리 정상화 행보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신흥국은 자국 통화 강세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과 시장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는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금통위원은 "이는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세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있다"며 앞으로의 달러 약세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그는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미 연준의 금리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 달러화 환율 등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 집행부는 이와 관련해 미 달러화 약세는 주로 유로화에 대한 약세 기조라고 답했다.

금융시장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지연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런 기대가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은 집행부는 "미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 약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금통위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따른 영향이 시장금리에는 제한적이라고 하더라도 유동성 상황 등 금융여건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며 낙관적 투자심리와 완화적 상황이 계속 유지될지 여부에 의구심을 표했다.

한은 집행부는 "미국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부분이 투자 심리나 가격 변수에 반영되고 있다"며 "그 진행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마찰적 요인 등으로 예기치 않은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원 "北리스크에 외인자금 이탈 우려", 한은 "외화유동성 풍부"

금통위원들은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한 금통위원은 북한 리스크에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가격 변수에 이상이 없는지 질의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북한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국내 투자자와 달리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금통위원들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 등으로 일부 북한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대외차입 여건 등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앞으로 이런 긴장 상태가 계속될 경우에는 어떨지 우려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한은 집행부는 CDS프리미엄과 원화 환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은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 발전, 북미간 대립관계 부각 등으로 북한과의 긴장 상태가 국내금융시장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로 발전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대외 차입여건 등이 대체로 양호한 것은 국내 외화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북한 리스크 전개상황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질 수 잇으므로 앞으로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풍부한 외화유동성과 관련해 "올해 들어 총외채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단기 외채비중도 다소 높아지는 등 일부 지표는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은 집행부는 "올해들어 총외채 중에서 주로 외국인 국내채권 투자잔액이 늘어났다"며 "이는 외국인의 외화자금 공급이 수반된 원화표시부채로서 과거 거주자의 외화자금 수요에서 비롯된 외화표시부채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이렇게 공급된 외화자금이 국내 은행 등 대외자산 운용으로 활용돼 대외자산 운용으로 활용돼 외화유동성이나 순대외채권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지적돼 온 외채와는 구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기외채비중도 소폭 상승했지만 OECD국가 평균이나 금융위기 당시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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