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일부 외국계 은행의 원화 포지션 축소 움직임으로 외환(FX) 스와프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현물환 및 채권 시장으로 파장이 미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의 시장참가자 및 전문가들은 달러-원 현물환(스팟)과 채권 금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부 몇몇 외국계 은행에 국한된 거래 패턴이기 때문에 FX스와프포인트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외은의 로컬 배제 움직임도 중장기적으로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20일 "외은이 FX스와프 시장에서는 로컬(국내) 은행과 거래를 줄이면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지만, 스팟까지 이어지면 상대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FX스와프, 통화스와프(CRS) 등 선물환을 넘어서는 영역은 신용보강부속서(CSA) 등의 기본 계약상 접근 기준 자체가 다르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스팟 라인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후 결제인 스팟의 경우에는 리스크가 적어, 한 달에서 1년 이하 위주의 FX스와프와 다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였다.

FX스와프포인트가 밀리거나 거래량이 감소하지 않고, 달러 유동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더더욱 작아진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설명했다.

실제 비드(매수)·오퍼(매도) 호가 간 차이는 있지만 FX스와프포인트 자체가 반응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급 물량이 처리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로컬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예수금이 많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비율이 양호하는 등 달러 수요가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FX스와프포인트가 안정적인 데는 여러 요인이 겹쳐진 것으로 보인다.

9월초 북한의 핵실험으로 금리차이가 벌어지면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의 비드가 많았고, 통화선물시장(IMM) 롤오버 수요도 하단을 받친 측면이 있다.

FX스와프 시장의 혼란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은 있었다.

시중 은행의 한 FX스와프 딜러는 "5년 채권을 3년으로 돌리려면, 달러 바이앤드셀(buy & sell)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거래가 되는 가격이 없다. 원화로 매도 포지션을 쥐고 현물환 포지션 담을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FX스와프포인트 가격 자체에 특징이 없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반영되는 FX스와프의 이론적 특성상 채권 금리가 영향을 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진단됐다.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는 경우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신용 위험이 고조되면 단기 금리를 비롯해 CRS 금리 등도 영향권에 들 소지는 충분히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변하지 않으면 큰 상관이 없다"며 "리스크가 커진다면 베이시스 스와프가 확대하면서 CRS가 눌리고, 원화 단기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일부 외국계 은행이 로컬 은행과 거래를 재개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외은들은 포지션 익스포저에 추가로 노미널(액면금액)에 대한 테너(영역)별 한도를 산출한다"며 "한 방향으로 잔액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막힐 수 있는데, 거래가 가능한 수준까지 최근에 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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