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를 2%에서 0%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BIS의 정책 권고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의 통화정책 정상화 개념이 바뀔 수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BIS는 최근 저물가를 초래한 공급 측면의 물가 충격이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 현상이라고 진단하며, 주요 선진국의 물가 목표치를 2%에서 0%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2%의 물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은 과도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유지로 이어지고, 위험자산의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위험한 거품을 부풀리는 것이라고 이 기관은 경고했다.

BIS의 권고대로라면 중앙은행은 다른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이들이 현재의 저물가 현상을 영구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소위 '필립스 곡선의 붕괴'로 평가되는 공급 측면의 물가 압력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확산하며 중국 및 여타 신흥국에서 값싼 재화와 서비스가 유입됐고, 노동자의 협상력 후퇴는 낮은 실업률에도 임금 상승률을 낮게 유지했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낮은 수준이거나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인터넷 혁명으로 시작된 기술의 혁신은 재화 및 서비스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이런 공급 측면의 물가 충격이 일시적이라면 중앙은행은 반응하지 말아야 하지만, 지속적이라면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조건을 더욱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물가 목표치를 낮춰 잡고, 자산 가격의 버블을 방지하기 위해 더욱 이른 통화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가디언은 "대부분의 선진국 중앙은행은 BIS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거품)이 일어나면 통화정책보다는 거시적인 신용정책으로 제어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그런데도 최근의 물가 부진은 영구적인 요인에 직면했다"며 "중앙은행이 공식적인 2% 물가 목표치를 포기하지 않더라도, 물가 부진이 더욱 길게 이어지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양적완화나 마이너스 기준금리와 같은 불안정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훨씬 길게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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