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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다음달께 출범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어음 발행 규모에 비해 당분간 큰 수익은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어음 발행으로 모집한 자금 운용처가 한정돼 있어 마진이 1%대에 그칠 확률이 높은 영향이다.

2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는 초대형 IB 인가 초기 1년간 총 7조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이 4조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미래에셋대우 2조원, KB증권 1조원, NH투자증권 5천억원 순이다.

발행어음 영업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는 초기 1년간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평균 1.5%, 국고채 금리 1.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발행어음 약정 금리는 1.8% 정도일 것"이라며 "영업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고려하면 약정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각 사의 운용계획을 고려해볼 때 발행어음 이자마진이 1.5%를 넘기 어려워 보인다"며 "초대형 IB의 운용 포트폴리오나 수익 창출 기반이 중소형 증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발행어음 영업을 통한 영업이익 증가는 증권사별로 100억~3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0%가량,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는 0.5%포인트 정도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390억원으로 영업 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됐고 미래에셋대우 195억원, KB증권 98억원, NH투자증권 49억원 순이었다.

ROE 증가율도 한국투자증권이 0.7%포인트로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졌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각각 0.2%포인트, NH투자증권은 0.1%포인트 ROE가 높아질 전망이다.

단기어음 발행으로 이익 안정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권 실장은 "발행어음 운용규모가 빠르게 늘면 성과도 증가하겠지만 실질 레버리지가 증가하고 이익 안정성이 낮아질 확률도 높아진다"며 "조달이 1년 이내 단기로 이뤄지는 만큼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 관리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인가에 따른 수익 증가가 초기에는 연 100억~2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어음 발행을 통해 각 사가 연 1조~2조원을 조달하겠지만 운용마진이 1% 수준일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야 수익 기여도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월까지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에 초대형 IB 인가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지난 7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당국에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대주주 관련 형사소송절차가 진행 중인 삼성증권은 인가심사가 보류됐다.

또 초대형 IB 출범으로 자금조달, 운용리스크 증가 등 시스템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건전성 감독·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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