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2008년 금융위기 때 비야디 저점 매수

비야디 주가, 전기차 시장 개방 소식에 홍콩서 16%↑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는 이번에도 빛났다. 버핏은 지난주 중국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차 판매 중단 시기를 검토한다고 발표한 이후 잭팟을 터트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국 전기차 시장에 처음 뛰어든 지 10년만이다.

버핏이 소유한 중국 최대 전기차 회사인 비야디(BYD)의 주가가 해당 소식에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비야디(1211.HK)의 주가는 이날 오전에만 홍콩에서 15.94% 급등했다.

선전에서도 비야디(002594.SZ)의 주가는 오전 10% 올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에 상장된 비야디 주가는 지난 10일 중국 당국이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이후 8거래일간 50% 상승했다. 가격제한폭이 있는 선전에서는 같은 기간 26% 올랐다.

지난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정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기존 휘발유나 경유차인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는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신궈빈(辛國斌) 공신부(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톈진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일부 국가들이 전통적인 연료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는 시기와 관련한 시간표를 설정해뒀다"라며 "공신부도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며 관련 부서에서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부장은 "그러한 조치는 분명 중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에 "격변"이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프랑스와 영국이 2040년까지 모든 경유와 휘발유 차량의 국내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전기차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비야디 10년 주가 흐름>





※출처: 구글



버핏은 2008년 가을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비야디의 지분 9.09%를 사들이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16년 한국의 삼성전자가 비야디에 약 5천100억 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앞다퉈 중국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것보다 8년이나 빨랐던 셈이다.

버핏이 2008년 비야디 주식을 매수할 당시 비야디 주가는 8홍콩달러대까지 하락했다. 현재 비야디 주가가 홍콩 증시에서 70.90달러까지 오른 점을 고려하면 그간 수익률은 786.2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버핏의 지난 10년 투자가 항상 빛을 봤던 것은 아니다.

2002년 홍콩에 상장된 비야디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공모가인 10.95홍콩달러를 밑돈 8.11달러까지 추락했다. 2007년 말 고점이 지금 수준인 71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88% 떨어진 셈이다. 또 2011년 가을에는 에어백 부실 문제가 불거지며 다시 주가가 고꾸라졌다. 당시 주가는 13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올해 내내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우려에 뚜렷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 비야디가 본격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10여 일이 안됐다.

이날 한 외신은 중국 당국이 이르면 내년 초 외국 기업에 자국 전기차 업체를 100% 소유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전기차 회사를 세울 경우 현지 업체와 합작해 지분을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지만, 이를 풀겠다는 뜻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에 외국계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에 이날 비야디 주가는 폭등세를 보였다.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인 전기차 시장의 완전 개방을 검토하는 것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방침과도 관련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가 내연기관 엔진의 생산 중단 시기를 공표할 경우 이미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꿰찬 비야디는 또 한 번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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