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자구계획안 수용 여부 내주 결론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일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는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이해당사자가 협조해 고통을 분담한다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해 당사자란 주주와 근로자, 채권단, 크게 보면 지역사회를 의미한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회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현 단계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배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회생 가능성을 그리는 그림에는 박 회장이 없다"면서 "의도적으로 배제한 건 아니고 원칙론 상으로 지금은 박 회장을 빼고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회생 가능성을 본 다음에 박 회장의 자구계획안을 그 그림 안에 넣어서 실현이 가능한지 등을 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지난 18일 금호아시아나로부터 보완된 자구계획안을 받아서 실현 가능한지, 실행했을 때 금호타이어가 회생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판단, 자구계획안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그 두 개를 합쳐 실현 가능하면 박 회장에게 경영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회생 가능성과 자구계획안을 종합한 산은의 판단은 다음 주에 나온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 실패는 박 회장, 더블스타, 산은 등 복합적인 문제 탓으로 평가했다. 그는 "박 회장도 협조적이지 않은 듯하다"며 "매각에도 여러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잘못된 부분까지도 보완해서 구조조정을 하고 회생을 시키고, 다음번 매각에서는 실패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례적인 면담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구계획안에 대한 평가, 실행 가능성,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그 이후에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매각은 예정대로 흘러갈 전망이다.

이 회장은 "9월 말 매각 공고를 내기로 결정돼 있다"면서 "순차적으로 목표한 내년 초에는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기대했다.

산은은 앞으로 중견ㆍ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 산업구조는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미국경제를 이끌 아마존과 페이스북처럼 새로운 중견ㆍ중소기업이 클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점진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줄이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직접 투자, 간접 투자 등으로 다양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부행장급에 대한 인사는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당장 부행장 인사를 하면 칼을 휘두른다고 할 것"이라며 "전임 행장과 정치철학은 다를 수 있지만, 기관의 영속성을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해 가급적 신중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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