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SK그룹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업체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

지난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를 3조4천억원 정도에 인수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를 앞세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2위인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미일 연합은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한국 SK하이닉스와 미국 애플 및 델 등이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이다. 결국,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사업을 직접 인수하는 형태는 아니다.

그러나 D램 메모리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를 달리는 것과 달리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0% 전후의 점유율로 글로벌 5위권에 머물고 있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앞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틀림없다.

아울러 SK그룹의 입장에서도 반도체 사업 부분에 날개를 달게 됐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인수된 지 6년 만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로 도약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러 올해 2분기에만 3조원을 훌쩍 넘어선 영업이익을 거두는 알짜기업으로 거듭났다.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투자된 자금을 등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분기마다 인수금액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셈이다. 더욱이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여기에 SK그룹은 SK㈜를 앞세워 지난해 SK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반도체 소재분야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다시 LG실트론을 인수해 SK실트론으로 사명을 변경함으로써, 글로벌 종합 반도체소재기업이라는 비전에 바짝 다가섰다. 이미 SK그룹은 세계 1위인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을 양 축으로 제품 다각화와 글로벌 사업확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SK그룹이 반도체 분야에서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미래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그룹의 경영이념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달 열린 '제1회 이천포럼'에 참석해 "SK의 경우 통신, 정유에서 반도체로의 사업 진출을 확신하지 못한 구성원도 있었으나, 누군가의 확신과 앞선 준비로 미래먹거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당분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와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인수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전일보다 1.89% 상승한 8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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