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여준 영향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50엔보다 0.77엔(0.6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89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96달러보다 0.0105달러(0.88%)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5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75엔보다 0.24엔(0.17%) 낮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3487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5273달러보다 0.00398달러(0.29%) 약해졌다.

달러화는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엔화와 유로화에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FOMC를 앞두고 엔화에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유로화에는 내렸다.

시장은 이날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4조5천억 달러 규모의 연준 자산 축소가 오는 10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이론적으로 연준 자산 축소는 미국 전체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달러에 긍정적인 재료이다"라며 하지만 최근의 부진한 물가가 FOMC에서 나올 달러에 긍정적인 발언들을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기 스티어 신흥시장 전략가는 "달러는 연준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고, 2018년에 세 번 올린다는 기대를 반복한다면 상승할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산 축소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스티어는 "탄탄한 위험 선호 분위기 때문에 연준에서 매파적인 성향이 주목받는다면 달러-엔 상승을 선동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일본은행(BOJ)이 이번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고 자산 매입과 관련 어떠한 변화도 주지 않기로 할 것"이라며 "현재 기초체력은 BOJ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BOA 메릴린치는 "신조 아베 일본 총리가 2% 물가 달성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움직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통화정책 (정상화)는 매우 먼일"이라고 덧붙였다.

BOJ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 8월 기존주택판매가 허리케인 '하비' 영향에 따른 휴스턴 지역의 부진과 재고 부족으로 석 달째 감소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7% 감소한 535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 내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0.2% 증가한 545만 채였다.

8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8월 기존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5.6% 상승한 25만3천500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인들 소득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한다.

8월 기존 주택재고는 4.2개월 치를 나타냈다. 일 년 전에는 4.5개월이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휴스턴 지역의 판매 감소가 전체 판매 감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허리케인 영향이 없었다면 전체 판매는 전달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 전체 판매는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 영향 때문에 2016년보다 떨어질 것이다"라며 "다만 시장이 반등하면서 2018년에는 판매가 증가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파운드화는 영국 소매판매 호조로 한때 달러화에 1.36075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가장 높다.

영국 통계청(ONS)은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돈 결과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시장 예상치인 1.3%를 웃돌았다.

IG의 크리스 보샹 수석 시장 분석가는 "파운드화는 이번 주 방향 없이 움직이면서 뉴스에서 상승을 뒷받침할 이유를 찾아왔다"며 "영국 중앙은행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파운드화의 제한된 반응은 시장이 여전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매파 연준의 등장으로 금융주가 오르면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엔화와 유로화에 가파르게 올랐다.

인터마켓 스트래지의 아쉬라프 라이디 헤드 트레이더는 달러화의 상승은 기초여건이 기술적인 것을 따라잡은 경우이라며 이날 달러 상승이 과장돼 보일 수 있지만 상당 부분 달러화에 대한 과매도(숏) 포지션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디는 "연준이 여전히 올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것은 사실이 됐다"며 "성명 발표 전에 시장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렸다"고 덧붙였다.

클로즈 브라더스 자산운용의 낸시 커틴 최고운용책임자는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피해는 3분기 성장률에 대해서 그늘을 드리울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일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커틴은 "장기적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정부의 인프라 지출은 적게나마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을 제공할 것이다"라며 "결국 소비자물가는 금리 인상을 담보할 정도로 충분히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핵심 지표들은 연말 금리 인상이 뒤집히지 않는다는 예상을 뒷받침할 정도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이틀에 걸친 9월 FOMC 회의 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FF) 금리를 1.00~1.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부터 월간 100억 달러씩 4조5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줄여갈 방침도 공개했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한 차례 추가 기준금리인상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내년에는 3번, 2019년에는 2번, 2020년에는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연준은 2015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25bp씩 총 네 차례 인상했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2.4%로 제시해 지난 6월의 2.2% 대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실업률은 4.3%로 지난 전망치를 유지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올해 근원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지난 6월의 1.7%에서 1.5%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이전 2%에서 1.9%로 낮아졌다.

연준은 또 최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이 단기적인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돼 연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완화책이 고용시장을 더 강화해, 물가가 2%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며 "최근의 물가 부진은 일시적이다"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6.5% 반영했다. 전일에는 56%, 한 주 전에는 4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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