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활기를 띠던 해외건설수주가 국내 정치에 발목이 잡혔다.

중동 주요국가와 수주 외교를 하려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첫 일정이 국회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때문에 변경됐기 때문인데, 8·2대책 이후 해외수주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만큼 11월 아시아 주요 발주국을 대상으로 재차 수주 외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21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취임한 지난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는 총 147건 나왔다. 금액으로는 44억4천678만달러다. 전년보다 규모가 37.5% 증가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해외수주도 회복세를 보인 셈인데 아쉬운 부분은 중동이다. 같은 기간 중동에서의 수주는 2억5천910만달러다. 작년에는 9억9천585만달러여서 1년 새 약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국가별로 보면 아랍에미리트(UAE)가 가장 크게 줄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라크 등도 상당한 침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첫 해외출장 일정으로 사우디와 오만을 정한 것도 중동 수주 회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만과 사우디를 돌며 해외건설·인프라 분야 담당 장관 등을 만나고 업무협약(MOU) 등을 맺을 예정이었다.

새 정부 들어 첫 수주지원 활동인 만큼 민관합동대표단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진출기업 대표 등 주요 공기업들이 두루 포진했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은 인천 공항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당이 총동원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뿐만 아니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도 해외순방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동 출장 불발로 김 장관도 상당히 아쉬워했다"며 "해외건설은 자신이 역점을 둬 챙기겠다는 말과 함께 적극적으로 보고도 자주 받는 등 해외수주에 대한 홀대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하면서 김현미 장관은 터닝포인트를 준비한다. 오는 26일 5대 건설단체장, 건설업계 대표와 첫 간담회를 한다. 이후 11월에는 아시아 해외수주 위해 다시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 해외수주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두 시장이 중동과 아시아다"며 "11월에는 아시아를 장관이 직접 가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