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21일 글로벌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면서, 그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달부터 자산매입 재투자 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지만, 금리 인상 경로는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미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3개월째 1.50%로 동결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내년에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있다.

영란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위원들 간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지난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대다수 위원이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고,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 달 열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 신호가 나올 가능성에 채권시장은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허리케인에 따른 성장률 둔화 가능성에도 당초 예상대로 자산매입을 축소하고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을 내비쳤다.

시장참가자들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재료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과 물가 전망치, 북한 리스크 완화 여부가 꼽혔다.

이주열 총재도 이날 "한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내외금리 차도 고려요인이 되지만 국내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며 "거기에 북한 리스크도 있어서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대외 통화정책이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유로존도 다음 달 테이퍼링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내외 금리 차와 국내 경기 진행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3년물이나 5년물 경우 어느 정도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고, 초장기의 우호적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는 베어 플래트닝을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연내 바이백이 이어지기 때문에 커브 흐름도 꼬일 듯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예상에 부합한 FOMC였지만 미 금리가 소폭 오르면서 상·하단이 모두 막혀버렸다"며 "한국 금리는 추석 연휴 캐리 수요 등으로 1년 미만 단기물과 장투수요가 풍부한 30년물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고 본다"며 "내년 상반기 정도에 수정 경제 전망 나오면서 GDP 갭 마이너스 축소 등의 이유로 금리를 한 차례 정도 올릴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미국 금리 인상 시사로 한국도 당장 다음 달에라도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며 "한은이 글로벌 금리 정상화에 반응하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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