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과 글로벌 달러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북한의 잦은 미사일 발사로 원화 시장만의 내생 변수가 강해졌고 글로벌 달러를 추종한 방향성 트레이딩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프랍 트레이더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린 데 비해 달러-원 환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기마다 위로 튀면서 독자적인 곡선을 그렸다.





특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지난 7월 4일 이후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강경한 태세로 돌아섰고,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과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표결까지 쉴 틈 없이 관련 이슈가 쏟아졌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달러와 글로벌 리스크 온(위험자산 선호) 재료와 상충하면서 서울환시에서 프랍 트레이딩은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랍 트레이딩은 고객 자산이 아닌 은행의 자기자본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거래로 통상 추세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랍 트레이더들이 포지션플레이를 통해 가격을 크게 움직이기도 하지만 현재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하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포지션 구축과 정리에 따른 가격 변동이 사실상 실종된 셈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왔지만 커버할 숏포지션이 많지 않아 이날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도 3원을 넘지 않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거의 한 달 내내 수급만 처리하고 있는 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달 들어 달러-원 환율의 변동폭은 평균 4.2원에 그친다.

이달 서울환시 거래량이 일평균 65억7천600만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좁은 거래폭인 셈이다. 올해 전체 서울환시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쳐 일평균 72억4천200만 달러다.

A시중은행의 베테랑 외환딜러는 "하루에 60억 달러씩 거래되는 시장에서 가격 상하단이 2~3원 내외라는 것은 수급만 처리한다는 뜻"이라며 "포지션 플레이어들이 한 바퀴 포지션을 꺾을 공간도 없는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헤지성으로 가진 역외 매수 포지션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FOMC 전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리스크 온에 따른 달러 약세 흐름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움직였으나 원화 시장으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와 달리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강세가 제한되면서 방향성도 상실한 셈"이라고 말했다.

포지션 트레이딩이 실종된 가운데 수출업체들과 수입업체들의 물량 출회 시점 또한 달러-원 환율 상하단을 제한하는 강력한 변수가 되고 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130원대 중반에서 네고 물량, 1,120원대 후반에서 결제 물량이 거의 도식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역내 수급 자체가 북한과 미국의 입장에 따라 정확하게 반응하면서 영리하게 대처하고 있어 달러-원 환율 상하단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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