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이달 들어 달러-원 환율이 1,120~1,130원대 중반 좁은 레인지에 옭아매 이면서 해외 헤지펀드 등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역외투자자들의 전반적인 행태는 아닐지라도,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장중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원화 대신 위안화나 엔화 등으로 투기적 거래 대상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2일 "워낙 환율이 움직이지 않으니, 역외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잘 안잡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통화도 비슷했지만, 어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같은 빅 이벤트에도 3원도 안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역외투자자들은 차라리 방향성있는 엔화 또는 유로화 거래를 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달러-원 환율은 한달 넘게 1,120~1,130원대 중반에서 정체됐다.

이 때문에 주요 이동평균선이 모두 이 부근에 밀집한 상태다. 5일 이평선은 1,130.10원, 20일 1,128.90원, 60일 1,132.00원, 120일 1,130.60원 정도에 걸쳐있다.







변동증거금(VM) 신용보강부속서(CSA) 문제로 역외 투자자와 NDF 거래를 하지 못하는 국내 은행도 있었다.

개별 은행은 1월부터 중앙청산소(CCP)를 통해 청산되지 않는 NDF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리스크 관리 차원의 증거금을 교환해야 하는데,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한 곳이 더러 존재했다.

B시중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CSA 때문에 역외 투자자랑 거래가 중단됐다"며 "역외 투자자들이 아예 거래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다른 역내 은행을 통해 거래는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전반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레인지다 보니 역외투자자들이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원화와 비슷한 아시아 통화를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C외국계 은행 딜러는 "최근 매우 조용했지만, 어제는 달러를 많이 산 편이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 전체적으로 역외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줄어들거나 눈에 띄게 거래 빈도가 위축된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많았다.

D시중은행 딜러는 "역내외 비슷하다. 어제도 갭출발을 해서 장중 움직임이 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은행 딜러도 "FOMC를 전후로 크게 변화를 못 느꼈다"고 언급했다.

F은행 딜러는 "역외에서 달러-원 환율을 예전만큼 흔들만한 주체가 없어 보인다"며 "이 정도 레벨에서는 한 번쯤 위로 갈 수도 있다. 다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으니 짧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