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내년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극적인 변화를 맞을 예정이지만 금융시장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2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연준 수뇌부 인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시장이 연준의 정책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로 종료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후임자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옐런 의장은 연임을 바란다는 입장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도 재임명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매체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새로운 항해를 떠나는 시점에 키를 잡을 선장이 정해지지 않은 셈이라며 연준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10월까지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지 않으면 의회 인준 절차는 내년으로 늦춰지게 될 것"이라며 "옐런 의장이 (차기 의장 취임 전까지) 임무를 계속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이 급하게 대차대조표 축소 절차를 시작했을 수 있다"며 "연준 의장이 내년에 바뀐다는 사실은 점도표, 즉 금리와 물가 전망을 의미 없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전날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고 내년에 세 번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무의미한 전망일 수 있다는 얘기다.

후퍼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인물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된다"며 연준이 자산 축소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책에 변화를 줬는데도 증시가 반응하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금융시장이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후퍼 전략가는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이 발표되면 새로 합류한 연준 위원은 기존 정책을 따른다"며 "의장이 바뀌는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새 의장이 자산 축소 속도가 늦다고 여기고선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금융시장의 대형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후퍼 전략가는 "오는 10월이 금융시장에 중요한 시기"라며 "연준이 자산 축소를 시작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매체는 최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내달 사임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FOMC의 당연직 투표권자인 이사진 일곱 자리 중 네 자리가 공석이 됐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과 제롬 파월 이사,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 세 명이 일곱 명이 해야 할 책무를 떠맡게 됐다"며 "이사회 산하 위원회만 해도 여덟 개나 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연준 이사회의 공석은 지난 10여 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지만 네 개의 공석이 생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연준 이사회 공석 추이 ※출처: 마켓워치>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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