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상위 브래드를 내놓는 변화가 확산했다.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는 움직임에 대형건설사 브랜드는 한글 이름이 사라지게 됐다.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높았던 건설사는 기존 이름을 고수하는 반면, 새 이름과 함께 도약을 꿈꾸는 건설사들의 셈법도 가지각색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3.3㎡당 평균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아파트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다. 대림산업이 지난 7월 28일에 분양한 성수동의 이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천750만원이다.

대림산업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공략하면서 기존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을 고급화한 '아크로'를 내놨다. 신반포의 '아크로 리버파크'를 시작으로 이제는 최고 분양가 아파트까지 차지했다.

대림산업의 아크로가 활성화하면서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드는 건설사의 최상위 브랜드 중 한글 이름이 사라졌다. 대우건설의 최상위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PRUGIO SUMMIT)'에서 '푸르'까지만 푸르다라는 우리말의 일부를 따왔다.

서울 강남권을 포함한 재건축 시장에서 건설사의 브랜드 전략도 갈라지는 모습이다. 반포주공 1단지(1, 2, 4주구)에서의 경쟁 구도가 우선 확연하다.

현대건설은 앞선 건설사들처럼 브랜드를 고급화해 '디에이치(The H)'를 내세운다. 브랜드에 가치에 맞도록 100년 주택을 보장하고 품질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대 내부, 커뮤니티 시설 등도 강화했다고 자부한다.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는 최적의 상품으로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을 지목했다.

GS건설은 자이(Xi) 브랜드를 고수한 채 '자이 프레지던스(Presidence)'로 반포주공 1단지의 이름을 정했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위상을 그대로 이용하고 브랜드 이원화로 '입주민의 재산권 침해'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피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브랜드를 지킨 GS건설과 한신 4지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입찰에서 각축하는 롯데건설은 아직 새 브랜드를 공개하지 않았다. 신반포 13, 14차 재건축을 따내면서 하이엔드(High end)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만 밝혔다. 기존 '롯데캐슬' 브랜드가 절하되는 현상을 막고자 새 브랜드는 프리미엄급보다 높다는 의미로 하이엔드라고 설명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건설사 이름보다 아파트 브랜드가 더 부각돼 지역, 단지마다 고유명사화되고 있다"며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차별화라는 요소가 커 이름부터 바꾸자는 요구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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