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도시바 메모리가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되면 낸드플래시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진행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면서 내년 상반기에나 낸드시장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번 매각으로 도시바 메모리의 입장에서는 낸드플래시 기술과 생산 캐파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라이벌이 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투입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익스체인지의 앨런 첸 선임 리서치매니저는 "도시바 메모리 지분투자자들의 신규 자금은 마치 아드레날린을 주입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첸 매니저는 "월간 8만~1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낸드공장에 대한 총 투자규모가 평균 80억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도시바도 웨스턴디지털도 혼자서는 캐파 확장이나 기술 개발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나 정책투자은행(DBJ), 베인캐피털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도시바 메모리의 기술이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와 애플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자금을 대는 것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적·상업적 이해관계' 역시 걸려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바의 낸드 합작사인 웨스턴디지털의 3D(3차원) 낸드 생산능력은 삼성전자에 크게 뒤진다. 지난 2분기 두 합작사의 총 낸드 생산에서 3D 낸드의 비중은 10~15%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40% 이상을 3D로 생산하고 있다.

낸드시장에서 전략적 파트너인 마이크론과 인텔은 지난해 하반기에 3D 낸드 양산에 돌입해 3분기에 그 비중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도시바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3D 낸드에 대한 투자가 늦어진 것이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동맹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도시바는 3분기에 3D 낸드 생산비중이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욧카이치에 짓기 시작한 팹6는 2019년에 최신 3D 낸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팹6는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협상에 실패해 도시바 단독으로 증설 투자에 나선 것이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욧카이치 공장 합작사 지분은 도시바가 55%, 웨스턴디지털이 45%씩 보유하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완료되면 도시바 메모리가 3D 생산 캐파와 수율(불량이 나오지 않는 비율)을 당초 예상보다 높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 낸드플래시의 수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한 상황에서 이런 도시바 메모리의 캐파 확대는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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