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케이프투자증권이 다음 주 금융당국에 SK증권 인수 승인을 신청한다. 이미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만큼 이번에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점쳐진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증권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이니티움2017 주식회사'는 다음 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한다. 금융위의 심사가 통상 2개월 걸리는 데 따라 오는 11월께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LIG투자증권 인수 참여자들과 동일하게 컨소시엄을 구성해 SK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며 "이미 한 차례 대주주 적격성을 갖췄다는 판정을 받은 만큼 이번에도 큰 무리 없이 금융위 인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큐캐피탈파트너스보다 금융위 인수 승인 확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SK증권 지분 10.04%를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SK㈜는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이미 당국의 관문을 통과한 케이프투자증권에 SK증권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당분간 SK증권을 독립 경영할 계획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강점인 ECM을, SK증권은 PE와 위탁매매 분야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 또 SK증권이 보유한 자금동원 능력을 바탕으로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간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 SK증권 인수가 증권업계 일각의 시각과 달리 SK그룹 회사채 물량을 오히려 늘릴 기회로도 보고 있다. SK증권의 모회사가 SK㈜에서 케이프투자증권으로 바뀌면서 계열사 지원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증권은 SK그룹 회사채 물량의 30%만 소화할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실제로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범 LG계열의 회사채 물량이 오히려 증가했다. LIG투자증권 시절 범 LG계열과 오랜 기간 거래해온 데 따라 자금 사정과 요구 사항을 가장 잘 안다는 장점이 발휘됐다.

당분간 증권사 추가 인수에는 속도를 내지 않는다.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증권사 인수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일단 현재와 같은 규모가 적당하다고 본다"며 "SK증권 인수를 올해 안에 마무리한 후 내년에는 ROE를 두 자릿수로 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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