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추석효과가 소멸하는 4분기에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추석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겠지만, 길어진 연휴로 4분기에는 매출이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는 지난해보다 호조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 행사의 매출이 전년대비 81.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본판매 행사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78.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23.1%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나타났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길어진 추석 연휴로 일찌감치 추석 연휴를 준비하는 수요가 몰려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추석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는 추석 당일(올해 10월 4일) 일주일 전에 대부분 마무리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명절 선물세트를 미리 준비하는 고객이 증가해 본 판매 행사의 매출이 신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 종료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한우 선물세트의 판매가 지난해 추석 사전예약 매출보다 19.8% 늘어나며 역대 최대인 24억8천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본 행사에도 한우 선물세트의 매출은 지난 추석 대비 60.8% 증가하는 등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이마트는 기존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2015년 추석 실적 이상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한우 선물세트 등 대표 상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석효과에 따른 선물세트의 판매 호조가 유통업계 3분기 실적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4분기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판매 호조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는 9월 말부터 이어지는 열흘가량의 황금연휴 탓이다. 연휴가 길어지자 선물세트 매출 등이 다소 일찍 반영됐지만, 해외여행객 등에 따른 내수 부진은 악재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휴는 어느 때보다 길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이 많아 명절 선물을 다소 서두른 경향이 나타난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추석에는 연휴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10만명 이상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연휴로 인한 해외여행객 증가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곤 했다. 연휴로 해외여행객이 많았던 지난 5월이 대표적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휴가 길면 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지난 5월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이 1.9% 역신장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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