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07년 역대 최고치 경신할 듯…유럽도 전년비 80%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레버리지론이 급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고금리에 빌려 쓰는 자금인 레버리지론의 빠른 증가는 향후 글로벌 경기 악화 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파산보호(챕터 11, 법정관리)를 신청한 토이저러스가 과다한 빚의 위험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53억달러에 달하는 토이저러스의 부채에는 대규모의 레버리지론과 고수익(하이일드) 채권 등이 포함돼 있었다.

도이체방크의 헨릭 존슨 글로벌 부채자본시장(DCM) 공동 대표는 "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면서 "조정이 벌써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미국에서 발행된 레버리지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3% 증가한 4천864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 발행액은 역대 최고치인 2007년의 5천3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레버리지론 발행액은 아직 2007년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지만, 작년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유럽에서 발행된 레버리지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한 876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유럽에서는 투자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한 이른바 '약식대출'(covenant-lite)이 빠르게 느는 추세다.

약식대출의 비율은 2015년 50%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70%까지 상승했다.

S&P 글로벌의 타론 웨이드 디렉터는 "약식대출은 금융위기 전 유럽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수익채권 시장에서도 미국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올해 들어 50bp가량 급락하면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과열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인터미디에이트 캐피털그룹의 잭 서머스케일 유럽·아시아태평양 크레딧 헤드는 "디폴트 비율이 치솟으면 고수익채권에서 분명히 보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낮은 데다 양호한 글로벌 경기가 고금리 대출과 고수익 채권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해준다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베어링스의 마이크 프레노 글로벌 채권·멀티에셋 헤드는 "소매업처럼 문제가 있는 분야도 있지만 내 대출 포트폴리오에 있는 회사들은 전반적으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펀더멘털이 매우 받쳐준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에서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모펀드가 빌린 대출은 2007년에 비해 여전히 34%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유럽에서도 이 비율은 2007년에 비해 25%가량 낮은 상태다.

하지만 경계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의 베스 맥클린 매니저는 포트폴리오에서 신용등급이 더 높은 대출 등을 선택해 위험을 줄이고 있다면서 "유럽과 미국의 대출 시장 전반에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의 레버리지론 추이>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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