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자금을 대거 차입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를 위협하는 숨어있는 악재라고 평가했다.

폴 데이비스 WSJ 칼럼니스트는 24일(미국시간) 기고에서 증시가 막대한 규모의 주식담보대출(margin debt)로 지지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걱정거리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담보대출은 경기가 부진할 때 위험한 것으로 판명된다며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국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대비 세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인 2000년보다 대출 규모가 큰 상황이다.

데이비스 칼럼니스트는 주가가 지속 상승해왔으므로 대출 규모의 증가만을 두고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리스크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중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년 동안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는데 최근 2.12%로 집계됐다.

2007년 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닷컴 버블 때 고점인 2.05%를 웃도는 수치다.

스위스 은행들이 주식담보대출 규모의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크레디트스위스의 담보대출 규모는 2006년 이후 두 배로 늘어난 420억 달러로 조사됐고, 줄리우스베어의 대출 규모는 240억 달러로 무려 다섯 배 치솟았다.

UBS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920억 달러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15~2016년에 아시아 지역의 대출이 줄었으나 미국의 대출 규모는 꾸준히 확대됐다.

데이비스 칼럼니스트는 저금리와 증시 강세에 힘입어 부유층의 대출이 늘었다며 쉽게 주식을 매도할 수 있으므로 투자은행도 덜 위험한 대출로 여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보수적으로 대출하고 있고 투자자들도 공격적이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데이비스 칼럼니스트는 주가가 20~30% 떨어지면 은행은 주식을 매도해 대출금을 회수한다며 경기 하강으로 매도가 이어질 경우 모두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yw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