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장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 대비에 나서고 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된 상황에서 마냥 손 놓고 쉬기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연휴다.

한국은행과 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25일 오는 2일 임시공휴일로 서울외환시장이 휴장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환시는 오는 10월 2일 임시공휴일, 3일 개천절, 4~5일 추석, 6일 대체공휴일, 9일 한글날까지 총 6거래일간 쉰다. 주말을 포함하면 연휴는 열흘이다.

외환딜러들은 열흘 연휴에 대비해 포지션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대외 변수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이 대부분 열려있는 가운데 한국, 중국만 추석 연휴에 쉰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포지션을 주말 대비하는 정도로 일정 부분 정리하고 연휴를 맞을 것"이라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열려있어 급하면 거래에 나서야 하겠지만 보수적인 포지션 운용이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인 커버 차원의 포지션만 생각하고 베팅성 포지션은 가져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외환딜러들은 연휴 중 출근 계획을 세워놓기도 한다. 오는 10월 10일 북한의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둔 점도 부담이다. 그동안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우리나라 휴장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던 경험도 한 몫했다.

외환딜러들은 연휴 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불안에 여차하면 급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레이딩룸 내에서 연휴 중 일부 해외시장 담당 파트의 당번제를 운용하고, 비상 연락망을 점검하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북한이 보통 서울환시 휴장일 때 수위 높은 발언을 한 적도 있고, 추석 연휴에 도발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수시로 시황을 체크할 예정"이라며 "내부 컴플라이언스 때문에 집에서 NDF거래를 할 수 없어 회사로 출근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대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일부 외환딜러들은 열흘간의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정 기간 동안 거래를 하지 못해 돈을 못 벌면 외환딜러들은 그만큼 내야 할 수익을 못 내는 셈"이라며 "임시공휴일 지정에 연휴가 길어진 것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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