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유럽에서 최상위권…트레이딩 점유율도 상승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프랑스 대형은행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SG)이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유럽 은행권의 '뉴 파워하우스'로 거듭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NP파리바와 SG는 자금관리 및 유가증권 서비스처럼 중요하면서도 '따분한' 사업을 발판으로 재도약에 성공했다고 WSJ은 분석했다.

관련 사업에 고객을 유치해 투자은행(IB) 및 트레이딩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SG의 파스칼 오지 글로벌 트랜잭션·결제 서비스 부문 헤드는 "오랫동안 자금관리는 매우 신나는 사업으로 생각되진 않았지만, 우리는 위기를 겪으면서 이 사업의 장점을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SG와 BNP파리바는 각각 9.5%와 10.6%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 유럽 은행권에서 수익성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도이체방크와 크레디트스위스(CS),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 유럽의 경쟁자들이 여전히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SG와 BNP파리바는 주식과 채권 트레이딩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유럽 대형은행 7곳을 분석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4.2%였던 SG의 주식 트레이딩 점유율은 올해 16.4%로 높아졌다.

BNP파리바의 채권 트레이딩 점유율은 이 기간에 13.4%에서 14.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CS의 주식 트레이딩 점유율이 22.3%에서 15.4%로 하락하고, 바클레이즈의 채권 트레이딩 점유율이 16.7%에서 12.9%로 떨어진 것과 대조되는 성적표다.

프랑스 대형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은 비교적 덜 받았지만, 2010~2012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의 타격은 더 심하게 받았다.

크레디아그리꼴(CA)은 지난 5년간 총 50억유로 이상의 순손실을 봤으며, 2013년에는 단돈 1유로에 그리사 자회사 엠포리키를 그리스 알파뱅크에 매각하기도 했다.

BNP파리바도 규제 강화로 이탈리아 자회사 BNL과 관련해 9억유로에 달하는 영업권 상각을 겪었다.

프랑스 대형은행들은 미국 단기자금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으나,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 유동성 경색을 겪으면서 기업·기관 예금 등을 통해 새로운 자금 조달처를 찾았고 기업금융(CB) 및 IB 사업을 구조조정했다.

BNP파리바의 얀 제라딘 기업·기관금융 헤드는 "우리는 사업 방식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은행들이 택한 전략은 자금관리 및 유가증권 서비스를 개발해 IB 관련 신규 고객까지 유치하는 것이었다.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점은 프랑스 은행들에 반사 이익으로 돌아왔다.

IB보다는 CB에 중점을 두는 프랑스 은행권의 전통도 도움이 됐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헤지펀드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보다 자본시장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와 CS는 IB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과 달리 BNP파리바와 SG는 IB 매출이 전체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은 이 같은 균형을 유지할 생각이다.

BNP파리바의 얀 제라딘 기업·기관금융 헤드는 "우리는 다각화된 사업 모델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 역량은 유럽에 계속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G의 디디에 발레 부(副)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핵심 사업장이 아닌 미국과 아시아에서 인수합병(M&A)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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