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2bp 낮은 2.220%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4bp 내린 1.425%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8bp 하락한 2.758%에서 거래됐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한다.

국채가는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과 독일 총선 결과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 출발했다.

지난주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요시 북한 완전히 파괴 발언에 이어, 23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유엔에서 대북 선제타격 조짐이 보이면 미국과 그 주변국을 먼저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연설을 했다.

24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

이날 리 외무상이 뉴욕을 떠나기 전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북한 영공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채가가 다시 한 번 수직으로 상승했다.

리 외무상은 숙소인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유엔헌장은 개별국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험자산인 뉴욕증시는 낙폭을 벌렸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B-1B 랜서 무력시위는 "비행할 권리가 있는 국제공역에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B-1B 비행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개장 초 나온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발언은 국채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한 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수입물가 상승세가 더 단단해지는 것과 일시적인 물가 부진 영향이 사라지는 것이 내년 이후로 물가를 더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들리는 물가가 올라서 목표치 2%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 제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제이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분석가는 "더들리 총재는 최근 물가 부진을 걱정하지 않고,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싶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며 "그는 또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다음 침체가 올 때 금리는 훨씬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크바는 모순된 것은 우리를 침체로 접어들게 하는 것이 결국 긴축정책이 될 것이고, 침체가 온 후에는 연준은 다시 통화완화에 나서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8월 전미활동지수(NAI)가 전월의 0.03에서 마이너스(-) 0.31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 0.00에서 -0.04로 밀렸다.

4분야의 하부 지수중에서 두 분야가 전달보다 내렸으며 두 분야가 역기여했다.

주말 치러진 독일 총선 결과는 유럽연합(EU) 분열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워, 유럽과 미국 국채가의 상승 재료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CDU·CSU) 연합의 지지율 수치가 33.0%를 기록했지만 2013년 창당한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2.6%의 지지를 받아 일약 제3당으로 뛰어올랐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bp 내린 0.399%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9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독일 정부의 구성은 3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릴 것이라며 새 정부는 2018년 1분기에 탄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번 연정이 성립되는 데 거의 90일이 걸렸고, 단지 두 당만 참가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토마스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유럽은 극우당이 선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메르켈에게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랙록은 독일 선거 결과는 유로존을 강화하는 동력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의회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회복이 포괄적이고 견고하다"면서 "내수 회복이 경제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비둘기 연준 위원 연설이 나온 데다 뉴욕증시가 내림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횡보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연설에서 "향후 부양책을 없앨 때 매우 점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양책을 없애는 다음번 통화정책을 펼칠 때까지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더 분명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물가 전망이 낮은 것이 강한 영향력을 미쳐 물가를 계속 낮게 할수 있다는 점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연준의 핵심 물가는 전년비 1.4%를 기록하며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금리 전략가들은 지난 2주간 매도세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bp 이상 급등한 이후 매수세가 들어왔다며 이 때문에 이번 주 26일부터 치러지는 2년, 5년, 7년물 국채 입찰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6.5% 반영했다. 지난주말에는 71.4%였다.

뉴욕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기대에 배럴당 1.56달러(3.1%) 상승한 52.22달러에 장을 마감해, 지난 4월 1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