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다음 인수 대상은 증권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추진하고 있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비은행부문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이달 말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아주그룹과 체결한다.

아주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이 지분 100%를 보유함에 따라 투자 대상에 포함됐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아주캐피탈의 지분 인수금액은 약 3천10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이 중 30%가 넘는 1천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출자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인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출자자로 참여한다.

이번 투자로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한 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잔여지분(21.28%) 매각이 우선해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우리은행의 증권업 진출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은행부문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보험사보다는 증권업에 먼저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분할 매각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들을 매각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 중 대형사가 없고, 우리은행이 비용절감 등에 힘쓰는 만큼 당장 증권업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작년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요새 신한지주를 이긴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재미를 많이 봤다. 우리은행도 KB나 신한 등 다른 금융지주와 경쟁하려면 대형사를 인수해야 하는데 지금 시장에 매물로 나온 곳 중 대형사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은 가격이 높아서 거래가 잘 안되는 곳들인데, 종금 라이선스가 있는 우리은행이 굳이 비용을 많이 들이면서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종금 라이선스로 증권사 전환을 추진하는 방안이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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