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베트남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 시장을 잡기 위한 증권가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법인 '세큐리티 코퍼레이션(Woori CBV Securities Corporation)'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현지 경영진과 공식 합의했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베트남법인 지분은 약 49%로, 그간 잔여 지분 약 51%를 추가 취득하기 위해 현지 경영진과 가격 협상을 벌여왔다.

현재 베트남 당국에 대주주변경 인가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인가를 받는 대로 현지법인에 300억원 증자도 할 계획이다. 증자 후 '우리 CBV 세큐리티 코퍼레이션'은 자본 규모 기준 베트남 20위권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이 베트남법인을 완전자회사화하고, 증자를 하는 것은 베트남 사업을 더욱 키우기 위해서다.

현지법인은 그간 리테일 중심의 영업을 해왔으나 현지 주식시장 규모가 작고, 증권사 수는 많아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에 해오던 리테일 외 기업금융(IB)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강화할 계획이다.

완전자회사가 된 만큼 사명도 바꿀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베트남법인 현지 경영진과 경영권 인수에 합의하고, 당국에 대주주변경 인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IB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어떤 것이 사업성이 있을지 현지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베트남 증권사인 메리타임증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달 베트남 당국에 대주주변경 인가를 신청한 상태로, 통상 인가에는 2~3달이 걸린다. KB증권은 베트남의 리테일시장에 집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도 베트남에 진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07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2010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바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평균 연령이 낮아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에서는 법인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하기보다 일부 지분 투자만 하고, 일본계도 20% 정도의 지분만 들어가는 수준"이라며 "이와 달리 한국 증권사들이 현지 법인 형태로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많아지는 것을 반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베트남 시장 규모가 작아 베트남에서 국내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