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이번 주 임대료 조정을 위한 첫번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으로 협상 결렬시 매장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인천공항은 임대료 인하는 불가하다고 보고 있어 입장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2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주에 인천공항과 롯데면세점의 임원급 실무진이 만나 임대료 조정 1차 협상을 진행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에 공문을 보내 면세점 산업의 위기상황을 고려해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변경방안을 제시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중 가장 넓은 면적의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계약상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까지 8월까지 업황과 관계없이 약 4조1천억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은 올해만 2천억원 이상, 5년 계약 기간에는 최소 1조4천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롯데면세점은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대 35%의 영업료율로 책정한 금액을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중재안을 마련한 상태다. 구체적인 내용은 협상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계약 당시 다른 면세점과 달리 3~5년차에 임대료를 더 크게 부과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달까지는 연간 5천100억원의 임대료를 내다 이달부터는 연간 7천400억원을 부담한다.

매출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데 임대료는 더욱 크게 올라가는 상황이다. 롯데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을 예상하지 못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주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임대료와 관련해서 어떤 논의도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상반기 인천공항 매출이 4억7천470만 달러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 감소하고 있어 매출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입주업체의 임대료를 10% 인하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인천공항은 당시 임대료 인하 건이 국세청에 적발돼 법인세 379억원을 추징당했다. 당시 국세청은 인천공항의 임대료 일괄 인하를 유사 접대행위로 간주했다.

임대료 인하는 감사원이 방만 경영으로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임대료 인하는 계약서상에 명시됐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며 "롯데 측이 제시하는 여러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쪽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지만 인천공항과 롯데는 매장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 하고 있다.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롯데면세점이 가장 큰 고객사로 임대료 수익에 작지 않은 타격이 있고 롯데면세점도 인천공항이라는 상징성을 포기하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쉽게 예측은 어렵다"며 "협상이 계속 어렵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면 정부가 중재하는 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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