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이동걸 산은 회장 만나 전달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다.

26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이와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박 회장은 이 회장에게 금호타이어에 대한 모든 것은 채권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앞으로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에 어떠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 경영진과 즉시 경영에서 퇴진하는 한편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그는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상표권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영구사용권 허여 등의 방법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걸 회장은 같은 날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만나 자율협약 등을 골자로 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채권단은 이르면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고 자율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협약은 가장 낮은 단계의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채권단 전부가 동의해야 개시된다.

아울러 이달 말 금호타이어가 1조3천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맞는다는 점을 고려해 만기 연장도 논의한다. 감자, 출자전환 등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다각도로 분석한 후 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부채가 4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감자, 출자전환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제시한 자구안은 실효성, 이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당면한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이 제출한 금호타이어 자구안은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자구안에 유상증자 2천억원, 대우건설 지분 4.4% 매각, 중국공장 매각 등을 통해 최대 7천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안을 담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여러 각도로 분석한 결과, 박 회장의 자구안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작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중국공장 매각 관련 복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 확약서(LOC)를 받았다는 항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안 수용 여부에 따라 투 트랙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었지만, 결국 자구안이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하에 금호타이어가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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