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미국 국채 가격은 최근의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상승을 접고 반락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한 탓이다.

달러화는 옐런 연준 의장의 매파 성향 발언 영향으로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술주가 전일 내림세를 딛고 반등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전일 감산 합의 연장 기대 등으로 3% 이상 급등한 데 따른 부담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옐런 연준 의장은 저물가가 지속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서도,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옹호하는 견해를 보였다.

옐런 의장은 클리블랜드에서 가진 경제 콘퍼런스에서, "심각한 불확실성을 마주한 상황에서 정책을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가. 내 견해에서 이는 점진적인 조정에 대한 근거를 강화하는 것"이라면서도 "물가가 2%로 오를 때까지 정책을 지연하는 것은 경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은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불필요하게 성장을 둔화할 수 있지만 우리는 너무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도 경계해야만 한다며 너무 느리게 움직이는 것은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 극복하기 어려운 물가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오전에 워싱턴DC에서 한 연설에서 필립스 곡선이 이전보다 더 평평해졌다며 이전처럼 효율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다.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브레이너드는 이날 금리 경로에 대해서 직접 언급하지 않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도 이날 기자들에게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 편안하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는 경제지표가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나온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예상 밖으로 두 달째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8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3.4% 감소한 연율 56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56만 채는 2016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3.5% 늘어난 59만1천 채였다.

8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로 1.2% 감소했다.

상무부는 허리케인 피해를 본 텍사스와 플로리다 지역에서 보통 때보다 설문 응답지 회수율이 낮은 65%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은 통상 95%를 보인다.

9월 미 소비자의 신뢰도가 전월대비 소폭 내렸지만, 시장 예상치는 웃돌았다.

콘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19.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120.4 대비 낮은 수준이다.

WSJ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19.3으로 전망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의 경제지표 부분 디렉터는 "8월 소비자 신뢰도가 약간 개선된 이후 9월에는 소폭 하락했다"며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에 따른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텍사스와 플로리다 지역의 신뢰도는 큰 폭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신뢰도가 소폭 내렸지만, 현재 여건 지수는 여전히 우호적이고 단기적인 기대도 경제가 현재 속도로 지속해서 개선될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술주가 전일 내림세를 딛고 반등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7포인트(0.05%) 하락한 22,284.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18포인트(0.01%) 높은 2,496.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57포인트(0.15%) 오른 6,380.1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3대 지수는 상승 출발해 좁은 폭에서 등락했다.

기술주가 반등한 것은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악재가 됐다.

이날 시장은 연준 위원들 연설과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지만, 지나치게 점진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만한 금리 인상이 없으면 고용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물가는 고용 호조 때문에 기대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기존의 진단을 유지했다.

미국 패밀리레스토랑 체인인 다든 레스토랑의 주가는 동일매장 매출 실망에 6% 넘게 내렸다.

다든 레스토랑은 분기 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동일매장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레드햇(Red Hat)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 4.1% 상승했다.

레드햇은 전일 오후 늦게 공개한 회계연도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일 하락세를 보였던 애플과 페이스북의 주가는 각각 1.7%와 0.8% 올랐다.

레이몬드제임스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기존 170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했다.

기술주는 전일 애플과 페이스북 등이 내림세를 보이며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이날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종 중에는 기술주가 0.4% 상승세를 보였고, 통신주는 0.8% 내렸다. 부동산과 필수소비주가 소폭 올랐지만, 에너지와 금융, 헬스케어, 소재, 유틸리티 등은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났지만, 앞으로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기가 돌아오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경제 기초체력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6.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9% 내린 10.1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 가격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 속에서 최근의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상승을 접고 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9bp 높은 2.229%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5bp 오른 1.440%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상승한 2.771%에서 거래됐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한다.

국채가는 옐런 연준 의장 등의 연설에다 오후 예정된 2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하락 출발했다.

지난 주말부터 국채가는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과 독일 총선에서 극우정당이 제3당으로 올라선 결과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올랐다.

금리 전략가들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10월부터 자산 축소 시작과 12월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옐런도 같은 어조를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옐런 의장 연설과 2년물 국채 입찰 후 낙폭을 줄였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세퍼슨 경제학자는 "이날 옐런은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연기할만한 어떤 이유도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은 이날 기자들에게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 편안하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는 경제지표가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의 대니얼 멀홀랜드 헤드는 "이날 옐런을 포함한 여러 연준 위원들 연설에다 신규 국채 발행물도 주목했다"며 "시장은 전일 만들었던 것을 이날 되돌렸다"고 설명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옐런한테 매파적인 분위기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며 "옐런의 진짜 메시지는 연준이 12월에 다시 금리를 올리리라는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부크바는 "옐런은 경기가 나빠질 때 연준이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브루노 브레이진하 선임 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현재 수준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는 강한 주장이 있지만, 시장은 현재의 거래 범위를 깨려면 더 강력한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6.4% 반영했다. 전일은 71.4%였다.

옐런 연설 후에 미국 재무부는 260억 달러어치의 10년 만기 국채를 연 1.462%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88배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4.2%,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19.0%를 나타냈다. 다음 날은 5년물 340억 달러어치가 입찰 된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입찰은 옐런이 국채수익률 곡선을 상당히 평탄하게 만든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성향 발언 영향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69엔보다 0.54엔(0.4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9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47달러보다 0.0054달러(0.45%)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3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2.27엔보다 0.08엔(0.06%) 높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3450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4668달러보다 0.00165달러(0.12%) 약해졌다.

달러화는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보다는 매파 연준에 대한 기대로 엔화에 반등했다.

전일 달러화는 북한발 지정학적 위험으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 반면 독일 총선 여파로 유로화가 약해져 혼조를 보였다.

연준은 지난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10월부터 자산 축소 개시와 12월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 달러 상승을 이끈 바 있다.

유로화는 주말 치러진 독일 선거 결과 극우정당이 선전하면서 유럽연합(EU) 분열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달러화에 한 달 내 최저치인 1.1756달러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지난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극우정당을 누르고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해 정치 불확실성이 사라진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으로 이달 초 1.2092달러까지 상승해왔다.

2013년 창당한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 AfD는 이번 선거에서 12.6%의 지지를 받아 일약 제3당으로 뛰어올랐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네 번째 연임에 기뻐할 새도 없이 정부구성 난제를 풀어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옐런 연설 전 BK에셋매니지먼트는 유로화가 1.17달러까지 내릴 것이라며 옐런 의장이 매파적 면모를 보이며 지난 FOMC에서 내비쳤던 의견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네덜란드 은행 ING는 물가가 부진하므로 옐런 의장이 연설이 12월 금리 인상이 확정적이 아니라는 암시를 줄 수 있다며 옐런의 연설 제목은 달러 강세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클리블랜드에서 '물가와 불확실성, 통화정책'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라보뱅크는 이날 유로화가 1.1830달러 아래서 끝난다면 1.1662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옐런 연설 이후 엔화에 횡보했다. 유로화는 옐런 연설 뒤에 달러화에 낙폭을 줄였다.

옐런 연준 의장은 저물가가 지속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서도,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옹호하는 견해를 보였다.

호주뉴질랜드은행은 연준이 점진적이라도 긴축을 지속할 계획이고, 세계 유동성 주기의 전환점을 언급했다며 이는 뉴질랜드 달러화에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6.4% 반영했다. 전일은 71.4%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전일 감산 합의 연장 기대 등으로 3% 이상 급등한 데 따른 부담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4센트(0.7%) 하락한 51.8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최근 상승에 따른 이익 실현 분위기로 소폭 하락했다.

전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한 이라크쿠르드자치정부(KRG)에 석유 수출길을 막겠다고 위협했지만,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원유시장이 단기적인 재료들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연장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국은 하루 산유량을 180만 배럴 줄이기로 한 합의를 내년 3월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주요 산유국 회동에서 감산 여장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1월 회동에서 다시 감산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은 이날 장 마감 후 공개되는 미국의 원유재고 발표에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미국석유협회(API)가 원유재고를 공개하고 다음 날 오전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원유재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원유재고가 13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재고는 10만 배럴, 정제유재고는 21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미국의 원유재고는 허리케인 '하비' 등의 영향으로 많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바트레이드의 아드리엔 머피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OPEC이 세계 원유 공급을 완화한 상황에서 아시아의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유가 급등 배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이 유가 고점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며 미국의 셰일 생산이 증가하면 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의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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