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이 사회책임투자 펀드에 지금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벤치마크(BM)로 주로 쓰이는 코스피는 사회책임투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사회책임투자만의 BM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사회책임투자 펀드에 위탁한 자금을 올해 7월 말 전액 회수했다.

사학연금 사회책임투자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천124억 원에 달했지만, 펀드가 코스피에 배당수익률을 더한 BM을 지속해서 하회하자 돈을 뺐다.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성과를 분석하고 반영해 투자한다.

공무원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금액은 2015년 약 1천91억 원에서 현재는 700억 원 규모로 줄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사회책임투자의 특성상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사회책임투자가 BM에 미치지 못한다고 위탁자금을 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회책임투자는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코스피200과 국내 사회책임투자지수 중 하나인 'KRX 리더스 ESG150'을 비교해도 2010년부터의 누적 수익률은 ESG150지수가 코스피200을 앞섰다.

사학연금은 위탁운용기관 평가를 반기별로 실시해 자금 회수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중심의 대형주 장세가 이어지자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코스피를 따라가지 못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보다 장기적으로 사회책임투자를 평가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어 올해 상반기 사학연금처럼 펀드에 위탁한 금액을 전액 회수하지는 않았다.

사회책임투자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벤치마크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무원연금 국내 주식 중소형주형 위탁 투자의 BM은 중소형지수고 장기투자형 위탁 투자의 BM은 'KTOP30'인데, 사회책임투자의 BM은 코스피로 사회책임투자 성과평가에 잘 맞지 않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의 삼성전자 쏠림현상으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힘든 상황이다"며 "시총 비중이 높은 종목과 사회책임투자 요소가 우수한 기업을 적절하게 결합한 벤치마크 지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기금 관계자는 "사회책임투자는 전 세계적 흐름으로 장기적 수익률 관점에서 봤을 때 늘려야 하나, 현재는 인력도 부족하고 제도적으로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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