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에서 IT 대형주 중심의 성장주가 고공행진을 재개했지만 가치주의 대표 섹터인 내수주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주에 대한 반전 포인트가 없는 상황이라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북한 관련 리스크 등으로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이지만,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국내시장에 집중하는 내수기업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선별한 시가총액이 큰 내수기업 20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연초 이후 전일까지 12.9%였다. 같은 기간 동일 기준으로 구성된 수출주 포트폴리오 수익률 22.4%에 비해 10%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코스피 수익률 17.2%에도 미치지 못했다.

내수주의 상대적 부진은 내수 경기 둔화와 중국 사드 보복 등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내수주 투자 전망도 썩 밝지 않다. 무엇보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음식료와 소프트웨어 등을 제외한 대부분 내수 업종의 이익 전망치는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특히 미디어의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화장품과 호텔·레저 등 아웃도어 업종에 대한 전망 역시 좋지 않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매크로 환경도 내수주 투자 의지를 꺾는 대목이다. 소비자심리지수 둔화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지수는 8월 109.9에서 9월 107.7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지수 하락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특히 6개월 후 전망을 나타낸 지수는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소비지출 전망에서도 의류와 교통, 통신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의 소비가 둔화할 수 있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내수기업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도 어려워 보인다. 내수 비중이 높은 비제조업 BSI는 7월을 기점으로 반락하고 있다. 9월 BSI 지수까지 하락세를 보인다면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

김대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전일 내수주가 반등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내수주 투자에 불리한 환경으로 성급하게 따라가면 안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칫 실수하면 내수주 투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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