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강수지 기자 = 금융당국과 채권시장은 최근 원화채권을 대량 매도한 외국인 주체로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를 지목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4556)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장외유통시장에서 국고채와 통안채를 총 2조1천599억 원 상당 순매도했다.

국고채 매도 규모만 2조427억 원에 달했다. 종목별로 보면 2023년 9월 만기인 국고채(13-6호)를 5천553억 원, 2021년 3월 만기인 국고채(15-9호)를 4천억 원 매도했고, 5년 지표물인 국고채(17-4호)도 4천958억 원 팔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결제일이 연휴 다음인데, 원화채에서 자금을 완전히 빼가려는 의도였다면 결제일을 이번주로 했을 것이다"며 "긴 연휴 동안 대규모 자금에 대한 환율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일을 보름 넘게 미뤘기 때문에 한국에서 나갈 자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얼마전 템플턴 펀드가 만기 교체 등의 이유로 원화채를 팔았다가 되산 적이 있는데 같은 움직임이 되풀이된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그는 "특정 국부펀드를 매도 주체로 꼽는 시각도 있는데, 한국에 남아있는 해당 국부펀드의 자금이 2조 원이 마지막이라면 대규모로 팔고 나갈 수 있지만, 일부 자금이 여전히 한국에 남아있다면 시장을 훼손하면서까지 나갈 필요는 없다"며 "외인 자금 유출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템플턴 펀드는 그간 대량으로 원화채를 매도하고 며칠 뒤 비슷한 규모의 다른 만기 채권을 매수하는 형태를 보여왔다.

올해 6월에는 템플턴 펀드가 원화채를 2조 원가량 순매도했는데 7월 들어 국고채 5~10년물을 중심으로 약 2조 원을 다시 순매수한 적이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고채 10년 비지표에 대해서는 템플턴 펀드의 매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짧은 기간 대규모로 채권을 매도하고 며칠 후 다시 비슷한 규모로 재투자하는 형태는 과거 템플턴이 원화채를 롤오버할 때 자주 보였던 패턴이다"고 설명했다.

전일 외국인이 매도한 종목 대부분이 지난 7월 초 템플턴이 매수했던 10년 비지표물이라는 점도 템플턴일 가능성을 키우는 재료로 작용했다.

이 관계자는 "템플턴이 분기 말을 맞아 포지션을 정리한 후 10월 중 다소 높아질 환율을 기대하며 추석 이후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며 "높아진 환율 변동성이 우호적인 재투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채권시장에서는 전일 원화채 매도 주체가 노르웨이 국부펀드라는 분석도 나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신흥국 투자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이런 관측의 배경이 됐다.

2분기 말 기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국채는 525억1천600만 크로네(약 7조6천억 원)를 차지해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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