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일부 중형급 증권사의 유동성 관리 지표가 올해 들어 악화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키움증권의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유동성 비율은 108.15%로, 1년 전 117.44%보다 10%포인트 가까이 급감했다.

유동성 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단기 유동성 자산의 증가 속도가 유동성 부채 증가보다 빠르다는 것으로, 비율 100%의 경우 유동성 자산과 부채의 규모가 같다는 의미다.

키움증권의 경우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유동성 비율이 123%까지 올라갔으나 6개월 사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증권사는 지난 6개월 사이 3개월 이내 유동성 자산이 5조3천167억원에서 5조4천377억원으로 1천억원 가량 늘어난 반면, 같은 만기 유동성 부채는 4조3천195억원에서 5조279억원으로 7천억원 이상 급증했다.

부국증권은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유동성 비율이 103.35%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동성 관리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지목됐다.

이 증권사의 경우 작년 말까지만 해도 121.25%를 보이던 유동성 비율이 올해 1분기 사이에만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유동성 자산이 지난 3개월간 288% 늘어난 사이 부채 규모는 약 355% 급증했다.

이들 증권사의 유동성 지표가 악화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레버리지를 빠르게 키우며 자산과 부채 간의 만기 불일치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기자본 규모가 5천억원이 안되는 소형 증권사도 상당수가 유동성 비율 110%를 상회하며 이들을 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경우 작년 연말부터 유동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고, 부국증권은 작년 연말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유동성 비율이 크게 낮았던 곳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위한 단기 유동성 부채의 증가 속도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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