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수년간 코스닥 시장은 눈부신 외형 성장을 일궜다. 그 성장에는 외국인의 기여도가 높았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가 외국인보다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8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243)에 따르면 전장 기준으로 코스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 비중은 12.7%를 상회했다. 지난해 초에만 해도 외국인 시총 비중은 10%를 하회했으나 올해 들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지난 3년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시가총액은 2013년 말 120조원 수준에서 220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장 친화적 스탠스가 강했던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을 거치며 코스닥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2013년 4억만주에서 지난 2분기 7억7천만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도 1조8천억원 수준에서 3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시장이 커지며 명실공히 중소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60여개였으나 최근 3개년 평균 9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2개의 기업이 상장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한 코스닥 상장기업의 자금조달 금액은 2013년 1조4천억원가량에서 지난 2015년에는 3조원, 지난해에는 3조7천억원으로 계단식 성장을 일궈냈다.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외국인 투자가 미진한 부분도 개선됐다. 4년 전 4%에 불과하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두 배 확대돼 7%대를 나타냈다.

외형과 외국인 투자 유치 측면에서 두 배의 성장세를 시현했으나 오히려 문제가 된 점은 기관투자자에 있었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두 배로 느는 동안 기관의 비중은 5%대에서 3%대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은 물론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들까지 입을 모아 외국인 투자자들보다 기관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훨씬 더 힘들다고 말하는 실정이다.

실제 코스닥 시장을 바라보는 기관과 외국인의 온도 차이는 뚜렷하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며 "상장 요건이 완화된 만큼 실적 변동성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스닥처럼 스타 기업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상장사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고 중·소형주는 성장주의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성장성에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데 기관은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먼저 따지고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주로 코스닥 우량주에 투자하며 회전율도 낮게 가져간다"며 "코스닥 상장사의 홍콩, 싱가포르 NDR 등을 돌면 롱텀펀드들이 과감히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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