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다시 고민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는 등 이전보다 인수 여건이 우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다시 추진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해결이 시급한 만큼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인수 장애물로 꼽힌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만나 금호타이어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상표권 관련해서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전달했다.

더블스타는 올해 3월 금호타이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우선매수권과 상표권 등에 가로막혀 협상이 지연되면서 인수에 실패한 바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제안서를 써낸다면 검토해볼 수는 있다"고 아직은 원론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만약 더블스타가 제안서를 제출한다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금호타이어의 부채가 4조원에 달하는 데다 이달 말에만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1조3천억원에 달할 만큼 유동성 문제 해결이 시급해서다.

따라서 제안서에는 제삼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채택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블스타가 지난번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고 제시한 8천억원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를 일부 인수하고, 나머지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금호타이어에 직접 투자하는 구조다. 금호타이어는 수혈받은 자금으로 차입금 대응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금호타이어의 골칫거리인 중국공장 정상화에 대한 해법도 마련하게 된다. 특히, 더블스타가 중국기업인 만큼 중국 금융권 여신에 대한 대응도 이전보다 원활하게 해결될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에 직접 돈을 넣는다는 것은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도 반드시 품고 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면서 "호남지역 여론이나 노조도 반대할 명분이 없어지게 된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3분기 실적에 따라 인수금의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이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3월보다 1천억원 넘게 늘어난 만큼 최종 인수금은 8천억원 미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채권단도 더블스타가 신주 인수 방식으로 금호타이어를 사들이면 추가 유동성 공급에 대한 부담이 경감될 수 있어 선호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금호타이어 직원의 고용보장에 대해 더블스타로부터 확실한 해답을 들어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산은의 새로운 수장인 이동걸 회장도 취임부터 일자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업을 경쟁력 있게 변화한 뒤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더블스타는 국내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 금지 등의 '당근'을 채권단에 제시해야만 금호타이어를 품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5년 동안 구조조정 금지, 노조와 협의체 구성, 국내 사업 유지, 신규투자 등 회사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조치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채권단과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이미 결렬된 만큼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이 절차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어떤 방식을 활용할지 채권단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재추진할 경우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착이 강한 박삼구 회장이 이를 좌시할지도 미지수다. 박 회장은 전날 '나중에 다시 금호타이어 딜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말에 "그룹이 잘 되면"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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