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권업계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 낮추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키움증권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신용거래 이자수익 비중이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큰 편이기 때문이다.

28일 신한금융투자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증권사 전체 신용공여 이자수익 비중은 매출(순영업수익)의 10.0%를 차지했다.

키움증권의 매출 대비 신용공여 이자수익 비중은 23.9%에 달했다. 증권업계 평균과 비교해 키움증권의 신용거래 이자수익 비중이 배 이상 높은 셈이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간 43.2%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 7.4%에 이른다.

이는 신용공여 잔고가 같은 기간 80.7%, 연평균 12.6% 성장한 데서 가능했다. 증권업계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8월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8조3천억원, 예탁증권담보대출 15조7천억원으로 총 24조원을 기록했다.

신한금투는 신용공여 잔고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마진 100bp 축소시 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4.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마진 100bp 축소시 영업이익 4.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상반기 기준 키움증권의 신용공여 이자율이 평균 9.1% 수준으로 업계 평균 5.5% 대비 3.6%포인트나 높아 타사 대비 마진 축소폭이 더 클 가능성이 있다.

키움증권은 오는 11월부터 신용거래 이자율을 기존 11.8%(1~15일)에서 최저 7.5%(1~7일)로 4.3%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키움증권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차지하고 있어 신용거래 이자율 인하가 수익성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의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신한금투는 키움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9만5천원에서 8만8천원으로 7.4% 낮췄다.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가 올해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내년 순이익 추정치 하향과 할증률 하향 등을 반영했다.

대신증권도 지난 26일 보고서를 내고 키움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9만6천원에서 9만2천원으로 내렸다.

이 증권사 강승건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3분기 기준 신용잔고는 1조3천억원으로 현실적인 한도에 도달한 상황이다"며 "신용융자 이자율 하락이 신용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되며 이자수익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9만1천원으로 낮췄다. 신용융자 이자율 체계 개편 및 영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이 증권사의 내년과 2019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4.8%, 10.6% 하향 조정한 것을 반영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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