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부동산 시장 활황에 앞다퉈 발행했던 채권 만기가 내년부터 대거 도래한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대규모 부채 상환 압박은 중국 경제에 또 다른 위험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부동산업체들의 대규모 채무 상환 압박과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출 규제가 앞으로 부동산 기업과 중국 경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윈드 인포메이션 자료에 따르면 내년 만기 도래하는 위안화 채권 규모는 2천300억 위안 규모로 올해보다 64% 늘어날 예정이다.

또 2019년 만기도래하는 채권은 전년보다 87% 늘어나 앞으로 2년간 부동산업체들은 대규모 상환 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여기에 많은 위안화 채권 보유자들은 내년부터 조기 상환을 요구하는 옵션도 행사할 수 있어 부동산업체들의 상환 압박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업체들이 부채 상환 압박에 자산을 매각하거나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못해 유동성 압박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에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여파는 중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문이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3선 도시도 부동산 거래가 매우 강했으나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내년에 (부동산이) 하강 주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기업들의 부채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많은 대출이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가속화해 은행을 비롯해 중국 금융시스템 전체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J캐피털리서치의 앤 스티븐슨-양 창립자는 "채권 부문은 (중국) 전체 문제의 한 징후에 불과하다"라며 경고했다.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인 항대부동산(03333.HK), 융창중국(01918.HK), 광주부력부동산(02777.HK) 등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채권을 대거 발행해왔다.

무디스에 따르면 내년 만기도래하는 채권과 옵션의 절반가량을 중국 5대 부동산업체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당국의 규제로 기업들의 차입 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부채 비중이 높은 소형 업체들이 부채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운남성투부동산(600239.SH)의 순 부채는 세전 이익의 57배에 달하며, 태화그룹(000732.SZ)의 순 부채는 세전 이익의 37배에 달한다.

본토 상장된 전체 부동산업체들의 평균 부채 비율은 6.4배이며, 금융기관을 제외한 중국 전체 상장 기업의 부채 비율은 4배에 그친다.

무디스는 대다수 부동산업체가 충분한 유동성을 갖추지 못해 채권을 발행해 재차입에 나서지 않으면 내년 만기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보유한 현금지급 여력은 단기채무의 1.6배로 작년의 2배에서 낮아진 상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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