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한화생명이 20조 원에 육박하는 해외채권 투자를 진행하면서 운용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다.

2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7월 말 기준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19조6천98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7% 급증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보다 8조3천억 원과 6조2천억 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저금리 고착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해외채권과 대체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투자부문에서는 해외채권을 위주로 한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수익성 다변화를 위한 대체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한화생명의 자산운용부문을 한화자산운용에 이관해 글로벌 자산운용 강화와 다각화를 모색했다.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사모펀드 칼라일 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대체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해외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대신 국공채 규모는 계속 줄이고 있다.

2015년 13조5천309억 원(비중 24.47%)이었던 국공채 투자는 올해 상반기 10조8천480억 원(17.8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화유가증권 비중은 16.92%에서 32.59%로 두 배가량 늘었다.

국내 특수채 투자가 26.26%를 차지했고 국공채 규모는 이보다 밀렸다.

해외채권과 대체투자 확대로 한화생명의 자산운용이익률은 4.01%로 생명보험업계 평균인 3.7%를 웃돌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장기물이 많은 해외채권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화생명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20조 원에 달하는 규모까지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보다 해외로 일찍 눈을 돌린 대만 보험사들의 해외채권 투자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만큼 저금리 기조 속에서 국내 보험사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며 "다만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 증가 속도만큼 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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