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은 8월 금융계정에 반영된 외국인 채권투자 감소폭이 두드러진 것은 해외발행 채권 순상환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29일 '2017년 8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외국인 증권투자가 8월에 63억3천만달러 감소했지만 채권투자 감소폭의 3분의 1은 해외발행 채권(코리안페이퍼)의 만기 상환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국제수지(잠정)의 금융계정 항목에서 8월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는 21억1천만달러, 부채성증권(채권) 투자는 42억2천만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42억2천만달러 감소한 것은 지난 2010년 12월 71억달러 감소 이후 최대폭 줄어든 것이다.

노충식 금융통계부장은 "일부 금융기관이 조기에 자금을 확보해서 갖고 있던 부분을 만기 도래할 때 8월에 상환한 것이 반영됐다"며 "연초에 8월 만기 상환을 고려해 해외채권을 발행해 단기 대출로 운용된 자금이 채권 만기 상환으로 지급되면서 부채와 자산이 동시에 감소하는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즉, 8월 해외채권 만기상환 자금이 증권자금에서 빠져나가는 동시에 금융기관이 연초에 미리 만기를 고려해 조달한 자금을 단기대출로 운용하다 지급하면서 기타투자 항목에서도 빠져나가 자산,부채가 동시에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은은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8월 외국인 국내채권 순매도 금액은 2조1천670억원(약 19억5천만달러) 수준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한은 국제수지 기준 42억2천만달러 감소와 비교하면 약 22억7천만달러의 차이가 난다.

한은은 이 차이가 해외발행 채권의 순상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노 부장은 "해외 발행채 상환은 기관투자가들이 1년간 플랜을 짠다"며 "작년말부터 올해 국제 금융시장 금리 상승을 예상해 금리가 낮을 때 조달 유인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8월에 상환되도록 연초에 이미 발행해서 자금을 확보하고 있었고, 롤오버 금액보다 더 크게 발행됐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8월에 이어 9월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됐다.

노 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반영과 관련해 "외국인 국내 채권투자 중 19억5천만달러가 국내금융시장에서 매각됐고, 대부분의 주식은 IT업종 중심으로 팔았다가 다시 샀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주식 매도에 대해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의미가 더 크다"며 "주식시장 흐름은 계속 유지된 부분인데 차익실현으로 변동성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주식,채권 매도 흐름은 9월에도 일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했고, 달러-원 환율도 올랐지만 금융시장은 안정돼 있다고 봤다.

노 부장은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니까 차익실현으로 9월에도 팔고 있다"며 "주식보다 채권이 더 평판 리스크를 크게 반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환율은 금융위기 때 1,300원이 넘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CDS 프리미엄 환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표인데 그 정도는 아니며, 시장은 안정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위기 당시에는 환율 급등하고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외환보유액도 충분하고, 민간 대외채권 확보도 많이 돼있고,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많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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